**** 중장기/간접투자환경 조성 시급 ***
**** 배당/경영성과 중시풍토 조성 필요 ****
주식시장이 널뛰기양상을 보이고 장외요인의 영향을 정도이상으로 많이
받는 것은 아직까지 증시를 건전한 "투기의 장"정도로 인식하는 경향도
강하기 때문이다.
또 초심투자자들이 많은 것 역시 주가부침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우리증시는 주가상승과 함께 그 규모도 급팽창,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선진국 못지않는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상장주식시가총액이 70조원으로 지난 3년동안 7배나 증가, 이젠 전세계
10위권의 증권시장으로 도약하고 있다.
상장회사 주식수를 기준으로 한 주식투자인구도 전체국민의 16.7%(88년말)로
일본의 17.1%나 미국의 19.6%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외형적인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꺼풀 벗기고 들어가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점들이 숱하게 많다.
전세계 10위권의 증권시장으로 부상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에
비해 상장주식수로는 100분의1, 시가총액으로는 40분의1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영세한 것도 숨길수가 없는 사실이다.
또 전체주식투자자의 절반정도가 주식투자경력 1년미만의 초심자들이다.
물론 초심투자자가 많다는 것은 결코 나쁜 현상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증권시장의 저변확대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건전한 투자층으로 육성될때 증권시장 발전의 튼튼한 밑바탕을
이룰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몇년간 주가가 지나칠 정도로 빨리 오르면서 "투자"보다는
"투기"에 관심을 쏟는 풍조가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신규투자자들의 정착과 투기풍조의 불식문제가 증권시장의 장기
발전을 위한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 "우리나라 주식인구특성및 형태"
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전체투자자의 47.2%가 주식투자를 시작한지 1년미만인
것으로 밝혀졌고 1-2년 사이가 21.1%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초심투자자가 많은 가운데 단기매매경향이 강한 것은 우리증시의
특징이자 취약점이라고 할 수가 있다.
지난해 1년간 우리나라의 상장주식매매회전율은 154%로 일본의 98%나 미국의
55%에 비해 훨씬 높을뿐만 아니라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6년에는 매매회전율이 110%, 87년엔 129%였다.
갤럽조사 결과로 볼때도 주식의 평균보유기간이 2-3개월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31.4%로 가장 많고 1개월이하도 12.6%나 되고 있다.
특히 투자규모가 5,000만원을 넘는 사람들중에는 연간 20회이상 매매를 한
경우가 21.4%나 되고 10-20회도 21.5%로 단기악성투기 풍토의 만연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처럼 단기차익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은 최근 몇년간 주가가 급상승세를
지속,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탓도 있지만 매매
차익과세제도의 미도입, 매매수수료의 의존도가 높은 증권회사들의 부추김
등의 역할도 컸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식투자자금의 마련방법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한 사례가 제법 있다.
증권저축이나 공모주청약 우리사주조합등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고 중산층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가지제도에 힘입어 저축이나 월급 보너스등으로 자금을
마련, 주식투자를 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의 지속적인 주가상승세와 함께 빚을 내거나 은행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한 사례도 전체의 10.7%를 차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정부당국이 금융실명제의 도입을 확정하고 또 증권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도 이같이 증권시장의 발전과 함께 파생되고
있는 역기능을 막기위한 것이라고 할수도 있다.
주식시장의 규모가 급격히 팽창, 산업자금조달에 큰 기여를 하고 또
중산층의 육성에 이바지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하겠다.
주식시장이 건전하게 발전, 국민들의 재산증식과 중산층육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중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환경조성이 시급한
일이다.
이를위해서는 투자신탁 증권저축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단기매매차익보다는 배당이나 기업경영성과를 중시하는 투자풍토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보다 강화되어야만 하겠다.
기업경영의 성과가 군소주주들에게 보다 원활하게 환원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의 마련도 단기차익만을 노리는 투기심리를 배제하고 증권시장을 건전한
재산형성의 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시급한 과제라고 하겠다.
< 조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