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개에 50센트(335원)남짓하는 자몽(그레이프프루트)이
우리나라에서는 800-900원에 팔린다.
또 대만산 바나나는 현지에서 1kg에 500원이면 살수있으나 우리소비자들은
3,500-4,000원을 주어야한다.
수입과일가격은 산지 수출가격(운임 포함가격)에 관세 방위세 부가세
통관수수료 국내운송비등이 포함돼야하고 또 각 유통단계별 마진이 붙기
때문에 어느정도 비싼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산과일의 국내소비자가격이 현지가격의 2-8배나 비싸
수입상등의 폭리와 유통단계별 마진폭이 과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캘리포니아산 자몽은 산지 수출가격이 15kg들이 상자당 15달러(1만50원)
선이나 국내 소비자가격은 2만8,000-3만원수준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자.
우선 수출가격에 관세 50%(5,025원), 방위세 2.5%(251원), 부가세(수입가격
+관세) 10%(1,507원), 보험료(79원)통관수수료 0.1%(10원)와 국내수송비
(30원)등이 포함된 실제수입가격은 1만6,920원선.
수입업자는 여기에 자신의 마진폭 10%정도(1,700원)을 얹어 상자당 1만
8,500원선에서 전문위탁판매상에 넘긴다.
위탁상의 손에 들어간 수입과일은 중간도매상 소매상을 거치면서 단계별
유통마진이 추가돼 소비자들이 구입할때는 3만원선을 호가하게 된다.
자몽만이 그런것이 아니다.
미캘리포이나산 아몬드는 수출가격은 kg당 1달러80센트(1,206원)이나
소비자가격은 8,000원수준에서 거래된다.
야자 체리 레몬등의 경우도 실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이보다 마진폭이 더 큰 것은 대만산 바나나.
올해 수입계획량 1만7,800톤가운데 이미 8,000톤을 들여온 바나나는 산지
수출가격이 kg당 500원.
여기에 관세와 부가세등 각종세금과 수송비등 모든 비용을 포함시킨
실제수입가격도 kg당 839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소비자격은 kg당 3,800-4,000원으로 실제 수입가격에 비해서도
무려 4.8-5배나 비싸다.
바나나판매이익금은 물론 농수산물가격 안정기금으로 적립되고는 있지만
소비자입장에선 턱없이 비싼 가격으로 바나나를 사먹고 있는 셈이다.
수입업자들의 횡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부 자몽수입업자들은 최근 미국수출업자들과 짜고 신용장과 수입허가서등
관계서류를 위조, 수입가격을 정상가격보다 20-30% 낮춰 세관에 신고, 관세를
포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일부선 수출업자와 짜고 관세포탈까지 **
우리나라가 외국산 과일을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4년부터.
그이전에도 살구 자두등 5개품목이 수입되긴 했으나 그 양은 미미한
것이었다.
외국산과일 수입개방 첫해로 볼수있는 84년에는 레몬과 라임 무화과등
2개품목이 수입자유화되었으며 작년말까진 아보카도 마르멜로등 5개품목의
수입이 추가로 개방됐고 지난 1일부터는 대추야자를 비롯, 과아버 망고
망고스틴 피스타치오 슬로 나무딸기등 9개품목의 수입이 개방되었다.
현재 수입자유화된 과일류는 모두 21개 품목.
이에따라 수입량도 해마다 늘어 84년 557톤(40만6,000달러)에 불과하던
외국산 과일은 작년의 경우 1만9,300톤(1,753만달러)이 도입돼 5년동안
물량면에선 35배, 금액면에선 43배가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소득증가와 함께 식생활패턴의 변화로 중산층이상
소비자들이 수입과일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수입량이 크게 늘고있는 것은 자몽.
85년 수입 첫해에는 175톤(14만4,000달러)이던것이 작년에는 4,211톤
(351만2,000달러)으로 4년간물량금액면에서 각각 24배가량 늘었다.
올들어서도 지난 4월말 현재 3,911톤(346만5,000달러)를 들여와 작년
1년간의 수입량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암성물질 함유시비로 소비량이 약간 둔화되고 있는 추세.
** "국내농가 보호차원 소비 줄일때" **
지난 1일부터 수입이 허용된 9개품목가운데는 피스타치오와 대추야자등의
맛이 국내소비자취향에 맞아 앞으로 대량수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외국산과일소비증가추세와 관련,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강광한이사는 "외국산과일 소비까지 문제삼고 싶진 않지만
과수재배농가를 보호해야한다는 차원에서 소비자 스스로가 수입과일소비를
줄이는데 앞장서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