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정부 2기...아르헨티나의 교훈 **
제3세계의 고민을 대표하는 아르헨티나에 8일 카를로스 베넴신정권이
들어섰다.
61년만에 처음으로 민정에서 민정으로의 정권이양이라지만 파탄에 직면한
경제위기로 알폰신 전임대통령은 임기만료를 5개월 앞두고 서둘러
도중하차하고 만 것이다.
군부가 82년 영국과의 포클랜드전쟁에서 패배하면서 등장한 알폰신민간
정부는 34년간의 군부강압통치의 청산과 민주화를 바라는 국민여망의
표현이었으며 남미전역에 분 민주화 바람의 한가닥이기도 했다.
알폰신정부는 85년초부터 야심적인 경제개혁을 단행했다.
통화안정을 축으로 한 "아우스트랄"정책은 인플레에 화폐발행통제로
맞서는 한편 물가와 임금의 동결, 수입제한조치를 3-4%로 잡고 기업의
투자를 증대시키는등 이른바 세계적인 3저효과에 편승하면서 경제에 청신호를
켜는듯했다.
그러나 500억달러가 넘는 과중한 외채압력속에서 이같은 알폰신의 긴축은
이내 한계가 드러나 88년 4월에는 외채이자의 지불중지를 선언하게 되었다.
또 89년1월에는 노동자의 임금을 30% 삭감하기에 이르러 40년대 페론의
등장이래 막강한 노조가 거세게 반발, 알폰신을 패퇴시키고 만것이다.
이것은 알폰신의 패배인 동시에 그같은 긴축정책을 통해 남미의 경제위기를
해소해 나가려던 IMF(국제통화기금)의 미봉책이 패배한 것이기도 했다.
88년말 현재 남미의 외채는 4,00억달러에 이른다.
브라질 멕시코와 더불어 남미의 3대채무국인 아르헨티나의 외채문제는
88년4월 이자지불중지이래 이미 채권/채무국간의 쌍무문제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핵심과제가 되고 말았다.
88년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000%, 유례없는 악성인플레의
소용돌이는 올해에도 그대로 이어져 지난 5월에는 70%, 6월에는 140% 로
최악의 상태에 빠져있다.
급기야 지난5월에는 급격한 인플레속에 단행된 공공요금인상에 항의해서
약탈과 식량폭동 사태가 발생했다.
중산층과 지배계층은 자산의 해외유출에 몰두하고 노동자들은 생존권
확보를 위한 극한투쟁을 되풀이하는 상황속에 정권을 인수한 메넴대통령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더욱이 34년간의 군사독재기간동안 인권유린을 자행한 군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라는 군사문화청산을 놓고 군부와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같은 경제사회불안은 군부 쿠테타의 재발개연성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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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남미의 교훈을 말할때 주의해야할 점은 그 나라가 계층간의
갈등극복에 실패했다는 점, 특히 이익집단간의 무분별한 자기주장에서 원인을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40년대말 페론주의가 노동계급의 영합에 그치지 않고
보다 창조적인 방향으로 제경제요소를 효과적으로 결집시킬 수 있었다면
다시말해 산업구조의 고도화쪽으로 역량을 몰아갔다면 남미의 역사는
달라질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남미의 교훈은 모든 사회구성원의 적절한 자제역량 발현과
함께 정책결정자들이 역사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떠맡는 자세가 중요하며
이것은 메넴 신정권에게도 마찬가지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