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은행저축이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일부 대기업들이 월말마다 자금난으로 부도일보 직전까지 몰리고 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 금전신탁 1조...156%나 증가 **
10일 한은에 따르면 기업만이 예금할 수 있는 기업금전신탁과 기업자유
예금은 올상반기중 각각 2조2,964억원과 1,066억원이 증가, 지난해말보다
모두 2조4,030억원이 늘어난것으로 집계됐다.
** 자유예금도 무려 1,066억원 **
지난해 같은기간중 기업금전신탁증가액 9,367억원에 비해 156%가 더 늘어난
셈이다.
이는 또 올상반기중의 은행(농수축협포함)대출금증가액 5조5,731억원의
43.1%에 해당, 대기업대출의 상당부분이 곧바로 기업저축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은행관계자들은 예금주를 기업과 가계로 구분하거 어려운 정기예금과 정기
적금중 기업몫을 감안하면 기업의 전체은행저축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경기난망 기대성자금 몰려 **
올들어 기업의 은행저축이 이처럼 크게 늘고 있는것은 노사분규와 원화
절상등에 따른 경기전망 불투명으로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유보하고 있는데다
부동산과 증시가 침체, 대기성자금을 수익성이 높은 기업금전신탁에
맡기고 있끼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기업금전신탁은 연13%정도의 금리가 보장되기 때문에 연11-12%의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차익을 볼수 있는데다 입출금도 자유로워 기업들이
이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은 기업의 은행저축이 이처럼 크게 늘고 은행대출도 지난해 상반기
(2조4,741억원)보다 125%나 증가한 점을 지적, 시중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은행에서 돈을 적게 풀어서가 아니라 경기부진으로 돈이
제대로 각부문에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노사분규로 생산을 중단했던 일부 대기업들만 자금사정이 나쁠뿐
전반적으로 여유가 있다는게 한은분석이다.
한편 올상반기중 은행대출금증가액을 대출종류별로 보면 일반자금대출이
2조3,195억원, 당좌대월 1,376억원, 상업어음할인 2,925억원, 적금대출
847억원, 기타일반금융대출 5,244억원으로 일반금융대출이 3조3,587억원이다.
또 무역금융 641억원, 주택자금대출 5,571억원, 수출산업설비자금
667억원, 기타정책자금대출 7,568억원으로 정책금융대출은 1조2,144억원이다.
따라서 기업금전신탁과 기업자유예금의 증가액은 일반자금대출증가액을
웃돌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