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금융기관을 통하지않고 직접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쓰는
경로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
주식을 발행해서 일반투자자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자본금을 조달
하거나 회사채등을 발행해서 일반인들로부터 돈을 빌려쓰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러한 자금조달의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다.
**** 채권시장은 아직 관심밖 ****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시장은 일반인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관심밖으로 밀려나 있다.
주식발행이 주로 시설자금등 장기설비자본을 조달한다고 보면 채권시장은
단기운영자금조달이 주요대상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원활한 기업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채권
시장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 정부, 활성화 조치 최근 취해 ****
최근들어 정부가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가지 조치나 제도개선을
실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지난달 27일 증권당국이 옵션부회사채와 원리금분할상환부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지난달 23일에 증관위가 결정한 소액채권거래촉진방안등이
구체화된 정책중의 하나인 셈이다.
채권시장은 80년대에 들어 주식시장 못지 않게 급팽창하고 있다.
상장채권규모가 지난 80년초 1조5,000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현재는 35조원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서도 꾸준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회사채발행은 50%이상 급증하는등 발행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장외시장에서 회사채거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3,4월 통안증권덤핑매물에 눌려 거래가 위축되기도 했으나 5월부터
거래가 늘기시작하여 5월에는 947억원에서 6월 한달동안은 1,061억원어치가
거래됐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전환사채 시장이 급격히 확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채권시장은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 통안운용위주 벗어나 기능 제고해야 ****
무엇보다 큰 과제는 채권시장이 정부의 통화안정증권 발행규모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이다.
통화증가율을 억제키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기관투자가들에게 배정하면
채권시장은 큰 충격을 받고 휘청거린다.
특히 회사채시장은 거의 마비되다시피한다.
기업들이 조달할 자금을 정부가 거둬가 버리는 소위 크라우딩 아웃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채권시장이 정부의 통화채발행규모에 따라 죽고 사는 종속관계가
너무 심화돼 있다는데서 자본시장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정부의 정책방향은 지나치게 발행시장위주로 돼 있다.
발행시장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채권시장이 일반인들의 관심밖으로 밀려나고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시장만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채권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는 통화정책이 통화채운용
위주에서 탈피, 통화채발행으로 인한 채권시장의 충격을 극소화시키고 일반
투자자들의 시장참여를 유도키 위한 유통시장 활성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침체해 있을 때는 건실한 채권시장이 형성될
경우 기업자금조달이 한결 수월하리라는 생각도 든다.
채권은 한마디로 돈을 빌리는 쪽에서 빌려주는 사람에게 발행해 주는
일종의 차용증서이다.
채권에 투자하면 주식과 마찬가기로 가격변동에 따르는 차액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채권은 크게 국채 지방채 특수채 금융채 회사채 외국채등 6가지로 나눌수
있다.
**** 유통부문 보완, 일반투자자 유도 ****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국민주택채권 징발보상채권 양곡기금증권
재정증권등이 있다.
지방채는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도로공채 상수도공채 지하철공채가 있다.
특수채는 정부가 원리금지급을 보증한 것으로 전력공사채 전기통신공사채
지하철공사채등이 있다.
금융채는 통화안정증권 산업금융채권 외국환금융채권 장기신용채권등 금융
기관이 발행하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에 구좌를 터야 한다.
주식구좌가 있는 투자자들은 별도의 채권구좌를 틀 필요가 없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채권은 1만원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채권에 투자할 경우 만기까지의 잔존기간 표면금리 유통수익률등을 이용,
채권값을 내면 된다.
채권은 원금에 대해 일정기간동안에 일정한 이자를 주도록 정해져 있는데
이것이 표면금리다.
잔존기간이란 채권이 원리금만기상환일까지 얼마나 남았는가를 나타낸다.
채권의 가격은 채권에 투자,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이자와 원금을 현재
가치로 역산한 것이다.
이때 미래가치를 할인한 폭만큼 유통수익률이다.
현재 상장채권은 증권거래소에서 유통수익률을 발표하고 있지만 장외에서
거래되는 채권들이 많은 까락에 수익률격차가 크다.
증권회사마다 수익률이 다른 까닭에 투자자들은 여러곳에 알아본 후 유리한
수익률로 거래하면 된다.
1년만기 통안채의 유통시장수익률은 최근 15-16%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채권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잔존기간이 1년인 통안채를 시장에서 16.5%의 수익률로 샀다면 1만원짜리
(원리금을 합친 금액)를 8,587원에 샀다는 얘기다.
바로 이것이 채권가격이다.
이 채권을 만기일까지 갖고 있으면 1만원을 받게 되는데 16.75%에 해당하는
세금(187원)을 빼고나면 순이익은 1,226원이 된다.
세후 수익률이 연 14.28%에 달해 다른 저축수단보다 유리한 셈이다.
또 이자소득이 840만원이하인 채권거래는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에서 빠지는
장점도 있다.
채권을 사서 만기일까지 갖고 있지 않고 시장에 내다 팔수도 있다.
채권을 산후 시장자금사정이 호전, 16.3%의 수익률이 2개월후에 15.5%선
까지 떨어진다면 채권매도가격은 8,834원이 된다.
8,587원에 산 채권을 8,834원에 팔았으니 247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채권시세가 폭락할때 사서 급등할때 팔면 이처럼 짭짤한 투자수익을 올릴수
있다.
지난 4-5얼 통안증권 대량발행으로 채권수익률이 급등할때 외국은행들과
일부 거액투자자들은 채권투자로 단기간에 큰 이익을 냈다.
채권시장은 시중자금사정에 따라 아주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통안채발행등으로 돈사정이 나빠지면 투자신탁등 대부분으 기관투자가들은
갖고 있던 채권을 내다팔아 채권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돈사정이 좋아지면 채권수요가 증가, 채권가격은 올라간다.
채권수익률은 이처럼 시중자금사정을 신속히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 까닭에
주식투자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와 계열회사의 상장주식으로
바꿔주는 교환사채등 주식형채권도 등장, 주가상승기에는 큰 재미를 볼 수
있게 됐다.
또 투자신탁등에서는 직접적인 채권투자가 어려운 일반인들을 위해 공사채형
투자신탁을 운용하고 있다.
채권은 주식처럼 큰 폭의 이익을 남길 수는 없지만 원리금이 보장되고 가격
상승시 차익도 남길 수 있는 이점이 있어 견실한 재산증식수단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