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오는 94년까지 한국 농산물시장의 완전개방을 요구,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90년3월까지 미국과 사전협의 계획 세워라" ***
18일 상공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말 제네바에서 열린 GATT BOP(국제수지
협의회)에서 89-91년 농수축산물 3개년 개방예시 (237개 품목)이후 수입제한
품목으로 남는 264개 농수축산물을 92-94년 사이에 모두 개방할 것과 이를
위해 90년3월까지 개방예시계획을 내놓을 것, 개방예시계획은 미국등 이해
당사국과 사전에 협의를 거쳐 만들 것을 한국측에 통보, 이에 대한 답변을
10월 BOP에서 내놓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 정부, 대응방안 없이 고심 ***
그러나 정부는 94년까지 앞으로 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국내 농산물시장의
완전개방을 의미하는 미국측 주장에 응할 수도 없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미국의 대응보복과 이를 회피하기 위한 대응방안도 없어 고민중
이다.
특히 미국의 요구 가운데 개방예시계획 자체를 미국과 사전협의,작성하라는
것은 과거 미국이 의견을 제시하면 한국이 국내사정을 감안해 적절한
판단절차를 거쳐 이를 개방예시계획에 반영하던 방식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으로 협상의 차원을 넘어선 내정간섭적 요소까지 담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 한미통상마찰 긴장상태 돌입 ***
한미간에는 현재 지난 6월 미조선협회의 한국조선업에 대한 301조 관련
청원, 섬유협정 개정문제, 8월16일 항공협상, 8월의 철강협상, 9월초
통신협상및 쇠고기협상, 지적소유권 관련 협상, 대공산권수출조정(COCOM)
문제를 위한 실무협의 등이 남아있는데다 다시 미국이 농산물과 관련
이같이 무리한 요구를 들고 나와 양국간의 통상마찰이 전례없이 긴장상태로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5월 양국간의 통상협상을 타결지을 때 현행 3개년 예시계획
이후의 개방일정은 91년 3월에 가서 밝히겠다는 입장을 관철, 미국도
이를 문제삼지 않아 전체적인 협상타결이 가능했었다.
*** 구체적인 개방스케쥴 세워야 ***
한편 한국은 지난 6월 BOP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국제수지를 이유로 한
수입제한 대상국에서 졸업문제가 오는 10월 BOP에서 거론하게 돼 있어
졸업과 동시에 전면적인 수입개방을 유예받기 위한 시한을 얻어내려면
일정시한을 정해 구체적인 개방스케쥴을 대안으로 내놓아야 할 입장이며
미국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또 10월 BOP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고 해도 내년도 301조에 따른
우선협상대상국 지정여부를 결정하는 한미협상에서 농산물개방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등장하게 돼 있어 미국의 이번 제한을 받아들이거나 미국을
설득시킬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내년에 우선협상대상국으로의
지정과 보복이 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농민반발과 92총선 앞두고 개방안제시 투서 ***
그러나 농산물의 전면개방시한을 정부가 스스로 내놓을 경우 예상되는
농민들의 반발과 92년 총선 등 국내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 구체적인
대안제시를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농수산부는 완전개방으로 야기되는 농민의 피해를 완전히
보상할 만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완전개방시기를 미리 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완전보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