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자민당 자초지패의 교훈 ***
예상되어 오던 일집권 자민당의 참의원 중간선거 패배는 예상이상의
참패로 끝나, 어쩌면 35년 계속 집권의 영화를 포기해야할 위험성마저
내포하고 있다.
세계 어느 국가나 지역보다 지속적 경제번영을 구가, 20세기 세계판도
의 최대변화라고도 기록될 일본이었던 만큼, 그 변화의 견인차이던 자민당의
극적 패배는 일본자체뿐 아니라 세계적 관심사로 되고도 남는다.
우노총리의 사임이후 단계적으로 자민당이 야당과의 연합을 모색하여
어렵게라도 현실인정(defacto)바탕의 개혁을 추구할 수 있을것인가, 아니면
야의 압력에 밀려 중의원해산 조기선거로 아주 사회당 집권의 길을 열어
줄 것인가는 비단 일본의 진로뿐 아니라 서방세계 나아가 동서데탕트의
진전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일본의 이같은 획기적 방향전환은 비록 가깝게는 리크루트추문/소비세 강행
농산물수입개방/우노총리의 여성스캔들 같은 어떻게 보면 하찮아뵈는
춘사의 접종으로 촉발된것처럼 지적되지만, 사실 그같은 불상사들의 발행
개연성은 풍요속의 일본사회 밑바닥에 깊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이 무력에 의한 아시아 제패의 야욕을 세계 제1위의 경제대국 위치에
올라섬으로써 채울수 있었던 것은 그들 국민의 특유한 근면성/저축심/단결력
에다 공을 돌려야 마땅하다.
승전국 미국의 전폭적 지원이 지렛대기능을 한것은 사실이지만 뛰어난
인적자원이야말로 무자원 섬나라의 유일한 자본이었음에 틀림없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의 명운을 그만큼 성공적으로 향도해온 집권층-헌
신적 관료와 재계를 지지축으로 한 범여적 자민당세력이 오랜 자만에 빠져
금권정치/이권결탁/시대착오적인 지배윤리를 탈피 개량하는데 실패하고
오히려 역으로 끌고 나가려 시도한 끝에 사면의 포위망에 휩싸이게 된것이라
할수 있다.
반면 집권희망보다는 대정부견제 역할에 존재의의를 찾아오던 사회당은
도이 다카코 라는 청순한 독신여성 지도자의 때묻지않은 참신성을 최대의
포인트로 활용, 다나카의 록히드사건이후, 특히 리크루트주식사건 1년여의
소용돌이 동안에 어부지리를 보았다고 할수 있다.
뿌리깊은 금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압병은 특히 최근의 각종 스캔들 말고도
지가및 주식가 폭등으로 야기된 젊은층 내지는 급여생활자의 반발과 박탈감
으로 한층 증폭되었고, 여기에 미국보다 6배이상의 고가지지로 표밭기능을
자담하던 농민마저 자민당의 태평성대적오만에 반기를 들어 야권에 가세하게
되었던 것이다.
.......... 중 략 ..........
의식/무의식간에 온갖 교물제도를 길고 짧은 시차로 일본에서 모방해오던
우리의 타성 또한, 불을 보듯이 명확한 파급의 변혁에 초연할수는 없을것이며
그럴바엔 오히려 한걸음 앞장 서서 정치에서만이라도 저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자는 자각이 한국의 정계에서 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