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3개월간 은행관리를 받고있는 국내 최대 선사인 범양상선이
채권은행들이 서로 사채를 주관하는것을 꺼려 정상화가 늦어지고있다.
특히 당사자인 범양상선은 정부와 은행의 공매방침이 알려짐으로써
대외신용도가 떨어져 해외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있다며 빠른시일안에
공매를 실시, 회사를 정상화 시켜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 은행특성상 공매업무 발뺌...산업은행 ***
27일 관련은행및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87년 박건석 회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은행관리를 받고있는 범양상선은 관리를 맡고있는 한국외환은행
과 주거래은행인 서울 신탁은행 최대채권자인 산업은행등 3개은행이 서로
조기 공매만 주장할뿐 공매절차에 개입하기를 꺼려하고 있어 회사 정상화에
차질을 빚고있다.
이들 3개은행은 지난5월 조선공사의 공매이후 정부로부터 여러차례에
걸쳐 은행관리를 빠른 시일안에 매듭지을것을 요구받았으나 외환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은 서로 주거래은행과 관리은행이 공매의 창구가 돼야한다며
미루고있고 산업은행은 은행특성상 공매집행을 할수없다며 발을 빼고있어
공매주체조차 선정치못하고 있다.
*** 회사처분 위임상 못받았다...외환은행 ***
회사관리를 맡고있는 외환은행은 "회사를 3자에게 인수시키려면 주식을
넘겨야하나 현재 법원에 가압류돼있는 고박건석회장유족의 주식 50.2%를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만이 84년 해운합리화당시 받아놓은 회사처분
위임장대로 처분행사를 할수있어 실질적인 공매권은 없다"고 주장, 신탁
은행이 주도가 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신탁은행측은 "범양은 순자산이 마이너스이기때문에
주식이동이 경영권이동의 실질적 필요요건은 아니고 관리계약서에도
회사의 3자인수를 관리은행인 외환은행이 맡도록 돼있다"고 주장,
공매주체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 관리은행서 모두 해결 마땅....신탁은행 ***
최대채권자인 산업은행의 경우 정책금융을 주로담당하는 은행특성상
회사공매업무는 취급할수 없다며 아예 참여할 의사조차 비치지않고
있다.
채권은행간의 눈치보기로 이처럼 공매가 지연되자 범양상선은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있다.
지난12차계획조선때 해항청으로부터 3만9,450톤짜리 벌크선과
7,200톤짜리 유조선을 각각 1,400만달러와 700만달러에 건조키로 해항청의
승인까지 얻었으나 산업은행의 융자허가가 나지않아 불발, 현재 다시
건조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배값이 각각 2,500만달러, 1,700만달러로 2배이상
올라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이회사 공매에 은행들이 몸을 사리는것은 5공당시의 부실기업정리에대한
시비가 끊이지않아 후유증을 두려워 하기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은행단의 한 간부는 "범양상선은 부채규모가 조선공사보다 3배나
커 인수회사도 큰 부담을 안을것"이라며 재무부에서 인수회사선정등 공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줄것을 요청했다.
범양상선은 87년 4월 당시 박건경회장이 투신자살후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이 2일간 관리하다 재무부의 권고로 외환은행에 관리업무가
넘어갔었다.
범양상선의 부채는 약8,000억원이며 계획조선으로 많은 정책금융을 해준
산업은행이 5,000억원,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이 1,700억원, 외환은행이
800억원의 채권을 갖고잇다.
범양상선은 해운경기회복으로 지난해 8년만에 처음으로 1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올해 6월말까지의 반기결산에도 원양선사중 가장많은
약6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