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양 밀입북사건을 수사해 온 국가안전기획부는 8일 임양의 구속
송치와 함께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민족해방운동사"라는 대형
걸개그림제작과 관련, 국가보안법위한 (이적표현물 제작, 반포등) 혐의로
구속된 "민족민중미술운동전국연합" (민미련) 대표 홍성담씨 (34)에게
형법상의 간첩혐의를 추가 적용했다고 밝혔다.
*** 서경원의원 권유로 서독 간뒤 포섭돼 ***
안기부에 따르면 국전에서 입선하는등 순수미술활동을 해오던 홍씨는 지난
78년 9월 결핵증세로 전남 무안군소재 "한산촌" 요양원에 입원했을 때
당시 긴급조치위반혐의로 수배중이던 재미 "한청련" 조직총책 윤한봉 (41)을
만나 그의 지도로 각종 이념서적을 탐독, 좌경의식을 갖게 되면서 민중미술
운동가로 변신했다는 것.
*** 성낙영 지시따라 평축에 보낼 대형걸개그림 제작 ***
이어 당시 재독북한공작원들과 연계활동을 벌이던 성낙영 (33. 현유럽민협
국제부장) 은 홍씨의 투쟁력을 높이 평가, 지난해1월초 이미 포섭한 서경원
의원을 통해 "홍성담을 서독에 보내라"고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서의원은
홍씨에게 "외국에 나가 견문을 넓히라"면서 독일방문을 권유했다.
홍씨는 같은해 4월3일부터 6월28일까지 성의 집에 머물면서 북한영화
"조선의 별" "월미도"등 김일성 혁명활동을 찬양한 영화 6편을 감상한 것을
비롯, 성으로부터 각종 세뇌교육을 받고 "김일성주석은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이므로 북한체제는 인정돼야 한다" "앞으로 낙영이 형을 적극 도와
조직강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결의를 표시함으로써 공작원으로 포섭
됐다는 것.
*** 공작금 830여만원 수수, 국내정세 북한에 보고 ***
홍씨는 귀국 전날인 6월27일 프랑크푸르트역 2층 레스토랑에서 성낙영과
함께 김평원 (45세가량) 등 북한공작원 2명을 만났으며, 이들로부터 "조국
통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와 함께 미화 6,000달러, 독일화 5,000
마르크를 공작금으로 받아 귀국한뒤부터 수시로 성에게 전화를 걸어 국내정세
를 보고한 것을 비롯, "문화운동론" "말" "흐름"등 책자 30여권과 민중가요
테이프를 우송하는등 간첩활동을 해왔다는 것.
특히 홍씨는 지난해 11월초 성낙영이 서독유학생 이은정 (26. 여.
괴팅겐대 청치사전공) 편에 보내온 공작금 250만원을 받은 뒤 반미/
민중투쟁사를 묘사한 대형걸개그림을 만들어 평양축전에 보내기로 결심,
같은달 4일부터 6일까지 부산 동래산성여관에서 서울지역 차일환, 부산지역
송문익, 대학생미술운동연합 전승일등 현장미술운동가 14명을 중심으로
"민미련"을 결성하는 한편 이들에게 평양축전의 참가의의를 설명, 갑오농민
전쟁과 10. 대구폭동사건, 6.25전쟁, 광주사태등을 민족해방민중항쟁사로
미화한 11폭짜리 대형걸개그림을 만들어 평축에 출품키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