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소음과 배기장치의 굉음은 잊어버려라.
오는 21세기에는 유럽의 거리가 전기자동차 소리로 가득찰지 모른다.
이러한 생각은 도시와 산림을 동시에 해치는 자동차 배기가스의 해소책
으로 전기 자동차를 떠올리는 많은 유럽인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비전
이다.
전기 자동차의 이용을 열렬히 지지하는 유럽인들은 전기 자동차가 환경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짧은 주행거리라든가 비싼 가격등의
현실적 단점은 문제 삼지 않는다.
카렐 반 미에르트 EC(유럽공동체) 수송 담당 집행위원은 서부 벨기에의
브루게에서 열린 전동 수송 체계 전문가 세미나에서 "우리는 금세기말까지
수백만대의 전기 자동차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 세미나는 실험용 전기 자동차들이 이미 이용되고 있는 프랑스, 벨기에,
영국, 이탈리아, 서독 등지의 도시에서 100명 이상의 대표들이 모여 개최한
것이다.
브뤼셀의 플랑드르 자유대학 전기공학 교수인 가스통 마게토는 "미래의
자동차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게 될 것이며 전기 자동차의 큰 장점은 환경을
전혀 오염시키지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마게토 교수는 10년동안 대학 구내에서 전기 자동차 임대계획을 운영해
왔는데 학생및 대학 직원들은 3-5인승 전기 자동차를 이용하는데 1km당
25센트를 지불한다.
깨끗하고 소음이 없으며 시속 80km의 속력을 낼수 있는 전기자동차는
또한 신뢰할 수 있으며 경제적이다.
영국 중앙전력발전위원회의 데이비드 포터는 "전기자동차는 휘발유보다
훨씬 저렴한 전력을 동력으로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스타일의 자동차보다
연료비가 적게 든다"고 말한다.
포터는 또 "내연 기관 엔진은 동력을 얻기 위해 100여개의 부품이 필요
하나 전기자동차는 오직 1개의 부품뿐"이라고 지적하며 유지비가 적게 드는
것이 전기자동차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장점이 많은 전기자동차가 왜 아직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는가.
포터는 그 이유로 전기자동차는 매 65km 주행후 8시간 동안 재충전해야
하는 만큼 주행거리가 짧고 생산비가 현재 자동차의 2-3배에 달하기 때문
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높은 생산비는 "대량 생산을 통해" 많이 낮춰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를 통해 전기자동차의 성능은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데 영국과 서독의 과학자들은 납-산 결합의 재래식 건전지에
비해 같은 중량으로 4배의 동력을 발생시키는 나트륨-유황 건전지에 대해
연구중이다.
포터는 이 연구결과가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혔는데 이 신형 건전지를
이용하면 전기자동차의 1회 충전후 주행거리는 160-240km로 늘어나고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자동차가 도시지역에 특히 적합하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는데 포터는 운전자들이 도시외곽에다 자신의 차를 주차시킨뒤 기차나
전차를 이용, 동전으로 작동되는 전기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는 도심으로
이동하는 교통체계를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터와 마게토는 전기자동차와 생산의 초기투자에는 정부보조가 필수적
이라는 사실에 의견을 함께 했는데 마게토는 "공해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자동차는 개인이 아닌 전체 사회에 유익한 것이기 때문에 이 계획에는
정치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