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농사가 흉년인데도 풍년이었던 작년보다 고추값이 싼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풍년이 들었던 작년 정부가 수매했던 재고품이 수확초기에
풀려나온데다 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다량사용업체와 상인들이 물량
확보를 기피하고 있기때문이다.
*** 한근 1,700원...지난해 수매가에도 못미쳐 ***
작년의 요란한 파동에 혼이 난 정부가 파동재발을 막기위해 올해 고추
재배면적을 크게 줄였고, 잦은비와 병충해의 만연등으로 작황이 크게
부진한데도 현재의 전국산지 평균시세는 중풍 600g 1근에 1,770원꼴이다.
이는 지난해 정부수매가(2,000원)에는 물론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고추주산지인 경북 영양에서는 지난 8월하순께 첫출하된 고추값이 작년
같은기간시세(2,000원)의 반값 가까운 1,200원수준이었다.
*** 재고방출 / 상인들 물량확보 기피로 ***
이처럼 첫출하기에 시세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비축했던 고추를 방출한 때문이었다.
아우성이 나자 정부는 3만2,600톤의 비축량 가운데 1만2,000톤정도를
방출한 9월7일부터 재고품방출을 중단, 값은 조금씩 치솟기 시작했다.
9월15일에는 산지평균시세가 1,404원, 25일에는 1,700원을 넘어섰다.
처음부터 고추값이 형편없이 떨어진 것은 고추장 생산업체와 라면회사등
다량수요업체들이 정부비축물량을 믿고 구매를 서두르지 않은데다, 상인들도
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대해 수집을 외면한 때문이었다.
농림수산부의 잠정집계에 의하면 올해 재배면적은 7만1,000ha, 생산량은
12만2,000톤정도.
지난해 9만7,000ha에서 20만9,000톤을 생산한 것과 비교하면 재배면적은
26% 줄었고 생산량은 42%나 감소할 전망이다.
더욱이 전국의 연간수요량은 17만톤 정도인데 올해 생산분과 지난해
재고분을 합쳐도 공급량은 15만6,000톤가량이 모자랄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