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로 예방한 교황 요한 바오르2세와 회담을
갖고 인류의 화합과 세계평화의 증진등 한국과 교황청간의 상호관심사에 관해
협의.
오전 8시30분 청와대에 도착한 교황은 노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사진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한뒤 방명록에 "요한 바오로II"라고 라틴어로 자필
서명.
대접견실로 자리를 옮긴 양국원수는 사진기자들을 위해 다시한번 포즈를
취한뒤 양국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눴는데 교황청측 수행원들은 장익 신부가
소개했으며 한국측 주행원들은 박건우 외무부 의전장이 소개.
특히 교황의 공식 수행원으로 함께온 김수환추기경은 노대통령에게
"여러모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이어 양국원수는 선물을 교환했는데 노대통령은 친필서명이 새겨진 백자와
영문판 "한국미술 5,000년전"을 선물했고 교황은 금,은,동으로 만든 기념주화
세개와 자신의 사진이 든 액자를 선물.
8시40분쯤 서재로 옮긴 양국원수는 회담에 들어가기전 잠시 환담했는데
교황이 "서울과 로마는 8시간의 시차가 있어 좀 힘들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돼
괜찮다"고 말하자 노대통령은 "81년 로마에서 봤을때나 지금이나 건강한
모습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인사.
예정보다 다소 긴 45분간의 회담이 끝난뒤 양국원수는 약10분간 성명을
발표.
노대통령은 "모든 한국인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김수환추기경이 이끄는 한국
천주교회가 이 뜻깊은 세계성체대회를 통하여 세계 10억의 천주교인과 모든
인류에게 봉사할 기회를 가진 것을 매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교황은
"기름진 땅에 심어 정성을 기울여 가꾼 씨앗처럼, 한국인의 마음속 꿈이 있는
평화와 단결의 염원들이 이 위대한 땅에서 꽃피게 되기를 빈다"면서
서울올림픽 노래 "손에 손잡고"를 인용 "모든 한국인들이 손에 손잡고 함께
노력하여 자자손손기대에 걸맞는 사회를 건설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