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유상증자 실권위험이 커지자 주주우선공모제를 실시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으나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비율이 극히 낮거나 아예
구주주실권분만을 배정하고 있어 이 제도가 아직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이후 광주고속등 주주우선공모제를
실시했거나 이를 발표한 상장사는 모두 16개사에 이르고 있으나 이중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비율을 사전에 공시한 기업은 중원전자와 거성산업등
2개사에 불과하며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비율도 모두 10%에 그치고 있다.
더구나 나머지 14개사는 모두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비율을 사전에
공시하지 않은채 먼저 구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다음 여기에서 실권이
생기면 이 실권분에 대해서만 일반청약을 실시해 구주주와 일반청약자에 대한
배정비율을 미리 결정하고 동시에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 주주우선공모제가
아닌 사실상 실권주공모제로 변질되고 있다.
이에따라 발행가와 시가와의 차이가 커 청약에 참가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구주주 실권분이 거의 없어 일반청약자가 참여할 여지가
없으며 반대의 경우에는 일반청약자들도 청약을 기피함에 따라 대량실권이
발생하는등 주주우선공모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 발행가와 시가 차이 너무 커 일반청약자 참여기회 없어 ***
지난 9월5일 일반청약을 받은 서진식품의 경우 당시 시가가 발행가
1만6,400원보다 밑돌자 구주주청약에서 무려 38.5%의 실권이 발생했으며
이 실권분을 대상으로 한 일반청약에서는 청약실적이 전무했다.
또한 광주고속(9월21일 공모)은 구주주실권분 60만주중 공모를 통한
일반청약은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음에도 불구, 40만주가 청약돼
33.3%의 실권률을 보였고 삼환기업(9월22일 공모)은 구주주실권분
41만2,000주중 11만9,000주가 청약돼 71.2%의 실권률을 기록했다.
*** 구주주 청약후 실시로 일반투자자들의 주주우선공모제 관심 희박 ***
이처럼 주주우선공모제를 통한 일반인들의 청약실적이 저조한 것은
구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구주가 먼저 청약하고 난뒤 일반청약을
실시해 주주우선공모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희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4일과 5일 구주주와 일반청약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유상증자
청약을 받은 중원전자는 일반청약자 배정분이 모두 청약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