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상오 10시 4분전 동시에 회담장에 입장한 남북한대표들은 7개월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면서 반갑게 악수를 나눈뒤 올해 농사문제등에 대해 회담의
결실문제와 연관시켜 15분가량 환담.
먼저 우리측의 송한호 수석대표가 "그동안 봄/여름이 가고 이제 추수가
한창이다"면서 "북측도 금년 농사가 잘 되었느냐"고 인사하자 백남준
북측단장은 "7개월이 마치 7년처럼 길었다"고 운을 뗀뒤 "우리의 올해
농사는 풍년이다"고 자랑.
백단장은 이어 "우리 회담은 농사처럼 봄에 씨앗을 뿌렸는데 결실이 없다.
고진감래라는 속담처럼 오늘 회담을 잘해 겨레앞에 결실을 내놓자"고 하자
송대표도 "오늘 날씨가 흐리다가 차츰 맑아지는 것을 보니 회담이 잘 될
것"이라고 대답.
송대표는 지난주 서울에서 끝난 성체대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남북이 형제의 기쁨속에 재결합할 날이 오기 바란다"고 말한 것을
소개하자 백단장은 "성체대회와 관련해 그쪽에 편지를 보냈다"고 말해
북한 천주교신자들이 성체대회에 불참할 것을 로마교황청에 통고했음을
시사.
*** 북한기자 통일협상회의 반응에 관심 ***
7개월여만에 남북고위당국자 예비회담이 재개된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집
주변에는 회담시작 30분전부터 우리측 내외신기자 80여명, 북측 내외신기자
70여명이 끼리끼리 둘러서서 이날 회담전망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
북측기자들은 특히 최근 북한이 제의한 민족통일협상회의에 대한 우리
내부에서의 반응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
이날 회담장 밖에는 크라운맥주회사측이 맥주무료시음장을 만들어놓고
한복차림의 아가씨 3명을 동원, 회담참가자 및 남북한 기자들에게 권유해
눈길.
이 무료시음장에는 선정적 모습이 여성이 맥주를 마시고 있는 광고포스터를
여러장 붙여놓아 시선을 끌기도 했는데 이를 본 북한 중앙방송의 한 기자는
"북한에도 조선, 용성, 금강, 평양맥주가 있다"며 "맥주가 맛있으면 광고를
안해도 마시게 되어있다"고 촌평.
남북한 기자들은 회담시작전에 미리 도착해 있었으나 시간이 이른 탓인지
맥주시음장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주로 평양과 서울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이 이용.
시음장 옆에 마련된 테이블에는 대만 중앙통신기자 3명과 중국 인민일보,
신화사통신기자 3명이 둘러앉아 건배를 하며 환담했는데 이들중 인민일보의
서보강, 유민군기자는 부부사이로 9살난 딸을 두고 있다고 대만기자들에게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