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각목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검찰과 경찰은 17일 숨진 설인종군 (20.
동양공전 공업화학 2) 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설군이 각목등으로 심하게
구타당해 "외상성 쇼크사"한 것으로 밝혀내고 설군을 폭행한 연세대 양영준군
(20. 법학 3)등 6명을 집단감금 상해치사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과 경찰은 대학가 폭력사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 이를 막기위한 강력한 공권력 발동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대학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학원 프라치"의 사실여부
도 철저히 가려내기로 했다.
<>부검 = 설군의 사인은 "외상성 쇼크사"로 밝혀졌다.
설군의 부검집도의 서재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1과장은 "허벅지
둔부등을 나무몽둥이로 보이는 물건으로 심하게 맞아 피하출혈이 근육속
에 2-3cm가량 나타나 있는 점으로 미루어 설군의 직접적 사인은 누적된
가격으로 인해 쇼크를 받은 뒤 몇 시간이 경과한 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상성 쇼크사"는 사람이 신체의 여러 부분을 계속적으로 구타당할 경우
즉사하지는 않고 24시간 이내에 피하출혈에 의한 쇼크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부검결과 설군은 내장출혈은 없었으며 목부분이 압박당한 흔적은 있었으나
목부분 압박이 직접적 사망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은 당초 2차부검을 실시하려 했으나 1차 부검에서 명확하게 사인이
밝혀져 2차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서과장은 설군의 사망전 지병여부를 가리기 위해 장기등의 조직일부
를 검사한 뒤 1주일 후 결과를 발표키로 했다.
이날 오후 3시50분부터 실시된 부검은 설군 사체부위별 X레이 촬영에
이어 상처 크기 측정순으로 진행됐다.
설군의 팔과 다리에는 검붉은 멍이 나 있었고 양 허벅지에도 길이 20cm,
폭 15cm 가량의 검붉은 피멍 자국이 있었다.
또 왼쪽 팔목과 양발 목에는 나일론 끈으로 묶인 자국이 있었고
낭심부분은 표피가 심하게 벗겨져 있기도 했다.
이날 부검에는 유족대표로 설군의 큰형 우종씨 (29), 설군이 재학중인
동양공전 학생대표로 이 학교 총학생외 기획부장 최용관군 (19), 연세대
학생대표로 총학생회 사회부장 이선동군 (23)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로 진행됐다.
<> 수사 = 경찰은 17일 양영준군과 이선욱군 (21. 경제 3) 등 6명을 집단
감금 상해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양/이군등 2명만이 폭행사실을 시인하고 이주식군 (21. 응용통계
3) 등 나머지 4명은 폭행에 직접 가담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들이 범행
현장에 같이 있었고 숨진 설군을 협박했기 때문에 모두 공동정범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사건현장에 K대생 3-4명이 더 있었다"는 양군등의 진술에
따라 <>이번 사건에 가담한 학생들이 더 있는지 여부 <>설군의 프락치활동
여부 <>양군등이 사체발견후 자수할 때까지 행적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 연세대교수 - 총학생회 국민에 사과 성명 ***
<> 사과성명 = 연세대는 17일 오전 김인국부총장 주재로 보직교수 37명이
참가한 가운데 임시교무회의를 열고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사과성명을 통해"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저희들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는 신성한 학원에서 이런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측도 이날 오전 김도균 총학생회 부회장과 각 단과대 학생회장
등 10여명이 모여 긴급운영회의를 열고 사과성명을 발표, "이번 사건은
우리 학우들에 의해 일어난 불행한 일이라는 점과 연대 캠퍼스내에서
일어났다는 데 대해 2만 연세학우는 국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사건은 몇몇 학생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아픔이고 비극이라 여기며
수사당국에 공정한 수사를 부탁드리며 수사에 협조할 것을 약속한다"
고 밝혔다.
한편 사건현장인 학생회관 3층 "연세의 길" 편집실과 적십자회 서클사무실
등의 문은 17일 하루종일 굳게 잠겨 있었으며 연대생들은 동료학생들의
폭행치사사건에 큰 충격을 받은 듯 교내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심각하게
사태의 진전을 이야기 했다.
*** "프락치설은 날조된 것"...안기부, 학생주장 반박 ***
국가안전기획부는 17일 설인종군 각목치사사건과 관련, 연대생 양영준군
(20. 법학 3) 등이 16일 오후 사체검안 현장에서 "숨진 설군으로부터
심현순이라는 안기부 직원의 부탁으로 학원프락치 역할을 해왔다는 진술을
들었다"고 말한 것은 완전히 날조된 거짓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안기부 관계자는 "안기부에는 <심현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직원이
없으며 연대 총학생회 전 홍보부장 고진숙양 (22. 천문기상 3)이 안기부에
연행돼 조사중이라는 주장과 연희동에 지하연락소가 있다는 주장도 사실
무근의 조작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 문교부, "유감"성명 ***
문교부는 17일 연세대에서 발생한 학생치사 사건과 관련해 전국 대학에
공문을 발송, "이번 사건은 지성인의 사회인 대학구내에서 학생들에
의해 자행된 반윤리적이고 반지성적인 사건이란 점에서 유감"이라고 밝히고
"학내시설물 관리를 강화, 학교시설물이 일부 학생들의 은신처,
소요장화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시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