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시장 구관과 신관건물 사이, 그리고 구관 아래쪽에 있는 동일상가
뒤편에는 "마늘광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곳은 규모와 취급물량으로 볼때 가락동시장과 함께 마늘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잇는 곳.
강산이 두번 빠뀔 정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마늘광장"에는
모두 160여명의 상인들이 모여 성시를 이루고 있다.
회색일변도의 단조로운 분위기지만 썩은 것은 골라내고 큰 것과 작은 것을
가려내는 상인들의 손놀림과 두툼히 차려 입고 여기저기 값을 묻고 다니는
주부들의 발걸음으로 오후의 마늘광장은 다른 어떤 시장골목 보다도 더
생기가 감돈다.
각종 질병의 예방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강장식품인 마늘의
원산지는 아시아 서부지역이지만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도 기록되어
있을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재배역사를 갖고 있다.
요즘에 나오는 마늘은 한랭지에서 적응된 것으로 "한지형"이라 불리는데
대부분의 6쪽마늘이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데 가격은 "한지형"이냐 "난지형"이냐, 또는 그해의 작황여부에 따라서
결정되는게 아니라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물론 모든 농산물이 그렇듯이 흉년이들어 생산량이 줄면 값이 오르는 것이
불변의 경제법칙이지만 보다 더 결정적인 요인은 마늘의 질과 크기에 따라
구분하는 상인들의 작업속도라는 것이 특이하다.
아직까지 수요가 밀리지 않아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지만 이달 말과
11월중순 까지의 김장철 수요가 밀려들면 분류작업일손이 달려 가격이
뛴다는것이 상인들의 오랜 경험법칙 때문에 알뜰 주부들에게는 지금이 마늘을
구입하는 최적기가 되는 셈이다.
현재의 시세를 보면 예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70통정도 나오는
6쪽마늘 현관에 1만5,000원선, 100통짜리는 1만3,000원정도며 200-250통
정도의 자잘한 것은 1만-1만2,000원에 살 수 있다.
씨알이 굵고 단단한 것, 통이 약간 길쭉한 것이 상품인데 당장에 먹으려면
날개로 쪼개 놓은 것, 그리고 김장용은 꼭지만 따놓은 통마늘을 사는 것이
좋다.
또한 크기가 작고 껍질 색깔이 불그스레한 것은 싹이 빨리 나와 저장해
놓기에는 적합지 않기 때문에 김장용으로 미리 구입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