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시동향 "불가근"이 상책일순 없다 ****
증시는 벌써 겨울이다.
무엇보다 최근 몇달동안 자생력이 보이질 않는다.
지난 6월 당국의 부양조처로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다시 올들어
두번째로 지수 900선밑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이번 하락과정은 920선쯤이 저지선으로 기대됐으나 맥없이 무너지고, 25일
이동평균선이 75일 이동평균선을 하향돌파하는 이른바 데드 클로스현상이
나타났다.
거래량 거래금액 모두 올들어 최저수준이다.
지난 1월과 3월, 그리고 9월에 나타난 3개의 최고가 봉우리가 장기하락
국면을 에고한다는 삼봉형이 아니었는가하는 우려마저 나돌고 있다.
주가란 으레 등락을 되풀이하는 것이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자연현상
은 아니어서 바로 지금 적당한 처방이 없으면 증시뿐만아니라 경제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줄수도 있는 어려운 국면에 와 있다.
우리증시의 상장주식 시가총액은 이제 91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 3월말보다 19조6,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으나 증자와 주식공개가 이 기간에 급속히 늘어난
때문이다.
지난해말보다는 27조원이 불어났는데 이것만 보아도 공급의 규모와 속도를
알수가 있다.
주식구좌수가 지난 87년 200만에서 800만을 육박하게 되고 시가총액이 20조
원수준에서 90조원을 넘어설만큼 우리 증시는 그 규모가 몇년사이 크게
달라졌다.
이것은 물론 지난 86년 이래 우리경제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낸 것이지
투기등 비정상적인 성장이라고 볼수는 없다.
........ 중 략 ........
증권회사들의 과도한 증자와 부동산매입등 방만한 자금운영이 시장분위기를
해치고 대주주의 이른바 물타기증자가 문제되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우리 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회일반의 증시에 대한
소극적 물이해가 배경이 되겠지만 특히 정책당국의 비타협적 태도이다.
주식하면 몇걸음쯤 거리를 두려고 하는 정책당국은 주가가 급등해서 사회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서슴없이 규제의 칼을 휘드르지만 증시를 부양하거나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일에는 인색하다.
주가란 계속 오를수만은 없어서 지난 85년 9월이래의 장기상승국면은 이제
장기적인 하락국면으로 반전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에 와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책당국이 우리경제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 증시에 열의를 가지고 접근해서
우리경제의 내일을 연다는 자세로 자본시장육성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증시의 기관화는 세계적인 추세로 예컨대 일본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76%에 달하고 미국도 62%, 선진국 일반이 50%를 넘는데 비해
한국은 지난해 28%였으나 최근 한전주등 국민주가 공개되면서 16%로떨어졌다.
게다가 한국의 기관투자가들이나 그같은 역할을 함직한 각종 기금들은 여러
가지 제한적 규제에 얽매여 실제로는 이른바 큰손과 다름이 없다.
주가가 하락할때 사고, 정도이상 상승할때 견제하는 시장안정장치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만 지금 정책당국이 포괄적인 증시육성시책을 내놔도
색안경을 쓰고 볼 사람은 없다.
다시 한번 국가경제차원에서 자본시장의 안정성장궤도를 부설하는 비전을
제시하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