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의 외교관계 수립은 지난 2월 헝가리와의 수교에 이어 우리의
북방외교가 거둔 두번째 결실로 양국관계는 물론 동구권등 미수교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폴란드와의 수교는 그동안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 정경분리원칙을
고수해온 중국과 소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의 북방외교가 짧은 기간내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기대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은 최근 우리의 유엔가입에 대해서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는등 우리와의 관계개선에 상당히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상주대표부등 중간단계 없이 수교 ***
이번 수교는 또 폴란드가 전통적인 북한의 우방국이라는 점에서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개방과 한반도 긴장완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와 폴란드는 지난해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교류를 확대하기 시작해
지난 4월과 5월에는 바르샤바와 서울에 각각 무역사무소를 개설하기에
이르렀으며 이후 실무대표단의 상호교환 방문을 통한 수교협상끝에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한-폴란드 수교는 지난번 헝가리와 수교할때와는 달리 상주대표부등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대사급 외교관계로 바로 들어갔다는데 특징이 있으며
앞으로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수립에 이같은 절차가 선례로 원용될
가능성도 큰 소득이라고 할수 있다.
*** 유고와도 막바지단계 연내가능성 ***
무역사무소를 교환 설치하고 있는 유고의 경우도 우리와 수교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금년중 이같은 절차에
따라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외교관계를 맺게될 것으로 보인다.
또 폴란드와의 수교는 외교를 관장하고 있는 외무부가 직접 나서 수차례의
비밀접촉끝에 얻어낸 결과라는 점이 평가해줄만한 대목이다.
헝가리와의 수교때만 해도 밀사외교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는 박철언 당시
대통령정책담당 보좌관이 헝가리를 방문해 헝가리 지도자들과의 담판을 통해
양국간 수교에 합의했었다.
이때만 해도 6공화국은 출범과 함께 의욕적으로 북방외교를 추진, 동구권에
외교적인 기반을 확보하고 길을 트는 단계에서 정상적인 외교채널보다는
촉구를 통한 비밀협상의 효율성을 고려했었다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와 관계수립을 위한 협상 자체가 고도의 보안과
비밀이 요구되는 사안이 될수밖에 없었던 상황도 그같은 밀사외교에
의존하도록 만들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 북한에 개방가능성 높이는 효과도 ***
한편 북한도 미국과의 관계확대등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로
성과도 없이 이미지만 버리는 항의보다는 미국등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개방에 더 많은 관심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 한-폴란드간 수교는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관계를 넓히고
개선해 나간다는 점에서 뿐 아니라 북방외교의 궁극적인 목표인 한반도
긴장완화와 통일여건조성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게될 것이란 점에서도
우리외교의 또 하나의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