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과소비열풍을 타고 폭발적인 활황세를 보인 승용차내수시장이
9월이후 갑작스럽게 냉각되고 있다.
8월까지만 해도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 자동차대금을 완불하고도
2~3개월씩 기다려야 인도받을수 있었으나 지금은 계약금만 내면 즉시 차를
인도받을수 있을만큼 수요가 줄어들었다.
미국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실로 수출이 부진한데도 뜨겁게 달아오른 내수
덕택으로 출고독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손쉬운 장사를 해온 자동차
메이커들은 8월을 피크로 내수판매가 찬물을 끼얹은듯 위축되면서 재고가
쌓이지 부랴부랴 각종 할인혜택을 주면서까지 판촉경쟁에 나서고 있다.
2일자 업계에 따르면 10월중 승용차내수판매실적은 4만3,954대로 사상최대
의 월중판매실적을 기록한 8월의 5만8,360대보다 24.7%가 줄었고 지난 9월의
4만9,214대에 비해서도 10.7% 줄어들었다.
*** 현대 / 대우 9월이후 30%나 판매 줄어 ***
메이커별로는 지난 8월 3만8,898대를 판 현대자동차가 10월에는 2만7,317대
밖에 팔지 못해 30%나 줄어들었고 대우자동차는 8월의 1만239대에서 10월에는
27%가 줄어든 7,522대를 파는데 그쳤다.
다만 기아산업은 판매부진이 덜해 지난 8월 9,223대에서 10월 9,115대로
1.2%밖에 줄지 않았다.
이처럼 내수가 한풀 꺾이자 재고가 쌓이기 시작, 현대자동차의 경우 신형
엑셀의 재고가 6,000여대에 달하고 대우자동차는 르망 3,000대를 재고로
안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수출이 더이상 어려운데다 내수마저 식어버려 앞으로 재고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과 1-2개월만에 출고적체가 재고적체로 돌변, 사태가 악화되자 메이커들은
차값을 10만-30만원까지 할인해 주거나 할부조건을 개선하는등 다양한
판촉전략을 내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차종 300만대 생산기념이라는 이유로 11월부터 12월25일까지
엑셀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할부금융조건을 대폭 완화해 주고 있다.
즉 보험할부의 경우 고객이 계약금 10만원만 내면 즉시 차를 인도해 주고
인도금 150만원은 연말보너스를 받아 내도록 하고 10-15개월 할부판매때는
무이자로 분납토록 하고 있다.
또 자체금융할부의 경우는 300만원을 60개월 할부로 할때 금리를 최고
16.8%에서 13.2%로 낮추었다.
회사측의 할인판매와는 별도로 각 영업소에서도 특별판매를 실시, 현금
수입시 14만9,000원을 할인해 주고 24-36개월 장기할부판매때도 6만9,000원을
할인해줌과 동시에 할부금리를 현행 14.8%에서 8.4%로 낮추어 주고 있다.
또 5대이상 단체구입시 300만원을 10회 무이자분납토록 하고 있다.
대우자동차는 공식적으로는 그룹사임직원에 한해서만 5%의 금리로 30개월
할부판매를 실시하고 있으나 영업소에서는 이를 일반고객에게도 적용하고
있고 일시불로 구입할 경우 최고 40만원에서 30만원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이같은 할인혜택외에도 진공청소기나 4계절용 타이어등을 사은품으로
주기도 한다.
*** 내년도 부진 전망 "기간산업 퇴조" 우려 ***
자동차업계는 내수판매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국내경기의 전반적인
퇴조현상으로 구매력이 쇠퇴해 가고 있는데다 올해 잠재고객은 대부분
승용차를 이미 구입했고 신규고객들은 내년에 신형차가 나올 것으로 예상,
구입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기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극심한 주차난등으로 승용차구입을 포기하는 현상도 판매부진의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도 수출부진이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마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자
우리경제의 대표적인 성장유망 산업으로 발돋움해온 자동차산업이 이대로
주저 앉지 않을까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