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컴퓨터 업체인 후지쓰사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각종 소프트웨어 설계사업을 단돈 1엔에 낙찰받은 사실이 드러나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와 통산성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후지쓰사는 지난달
하순 히로시마시 수도국이 발주한 지도정보시스템 기본설계 공개입찰에
1엔에 응찰,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사업을 따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업은 시당국이 시내 일원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수도관, 가스관,
전선등의 지하 매설물 매설상황과 주변 지형등을 컴퓨터에 기억시켜
관리에 효율을 기하고 누수등 긴급사태 발생시 신속한 서비스 체제를
갖추기 위해 구상한 것으로 기본설계에만도 1,100만엔의 사업비가 들것으로
예상했던 사업.
*** 사후보수등 후속사업 겨냥한 장삿속 ***
후지쓰는 이에 앞서 비슷한 시기에 나가노현이 발주한 현립도서관
도서대출및 반환기록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시스템 개발사업에도 1엔에
응찰, 사업지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사업은 나가노현이 1,600만엔의
사업비를 예산으로 책정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와카야마 현청내 정보통신
기반정비에 관한 기본계획업무 설계 입찰에도 1엔을 써내 낙찰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후지쓰는 이밖에도 지바와 사이타마현이 각각 현립도서관 도서검색용
컴퓨터 시스템개발 입찰에 입찰비용도 안되는 1만엔에 응찰한 것을 비롯,
히로시마시 문화학습 정보제공 시스템 개발에도 10만엔에 응찰하는등
"상식밖의 헐값"응찰을 계속, 공정거래 질서를 어지럽혀 온 것으로
드러났다.
*** 미국, 크게 반발할듯 ***
특히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경우 기본설계를 따낸 업체가 설계과정에
자사 기종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넣을 경우 하드웨어 납품까지
계속해서 수주할 가능성이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높아 경쟁이 치열한
컴퓨터 업계에서는 이런 류의 입찰의 일종의 관행으로 돼 있다는 말도
들린다.
문제는 업계의 이런 "관행"을 당국이 과연 몰랐겠느냐는 점과 이런
부당한 "관행"이 사실상 외국기업의 일본시장 참여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 특히 미국이 크게 반발할 것이 확실하다는데 있다.
미국과 일본은 3일과 4일 이틀동안 워싱턴에서 양국 통상문제를 다룰
미-일 차관회의를 여는데 이어 6일부터 이틀간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고
미국기업의 일본시장 참여기회 확대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제2차 미-일
구조협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국은 또 슈퍼 컴퓨터등 슈퍼 301조 대상품목의 실질토의도 11월중에
시작할 계획으로 있어 일련의 회담을 통해 미국이 "1엔 입찰"을 어떤
식으로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히로시마 당국은 1엔 입찰이 여론의 비판을 받는 속에서도 "계약 자체에는
전혀 하자가 없기때문에 당초 계약대로 1엔에 후지쓰사에 사업을 맡기겠다"는
입장을 허물지 않고 있지만 미-일 양국관계에만 국한시켜 본다면 미국은
중요한 협상을 앞두고 공격의 호재를 발견한 셈이며 반대로 일본은 곤혹스런
악재가 터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