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대통령이 오는 20일부터 내달 2일까지 13일간 서독 헝가리 영국
프랑스등 유럽 4개국을 차례로 공식방문한다고 어제 우리나라와 순방예정
4개국정부가 동시에 발표하였다.
지난달 미국을 방문하고 귀국한데 이어 꼭 1개월만에 이번에는 유럽쪽으로
정상외교의 무대를 돌리게된 노대통령의 나들이는 진작부터 계획되어온
일이긴 하지만 때가 때이니만큼 각별한 관심을 끈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의 미국방문, 그리고 종래 역대 대통령들의 유럽방문과
비교해서 그 성격이나 음의자체가 다르다.
그러기에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될는지 많은 기대가 모인다.
물론 서독과 영국 프랑스등 서구 3개국은 우리에게 미국에 버금가는 전통적
우방국가들로서 이번에 정치 경제등 각 분야의 현안과 공동관심사를 협의
함으로써 기존의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어제와는 다른 모습과 위상으로 새로운
역할을 자헌에서든 또는 타의에서든 모색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이번
대통령의 방문은 과거와 의미가 다르다.
오는 92년의 EC(유럽공동체) 통합을 앞두고 우리는 EC와의 협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처지에 있는데 방문대상 3개국은 EC의 중추국가들이다.
그런가하면 또 그들은 서독과 프랑스가 일본과함께 우리의 초고속전기사업을
놓고 각축하고 있는 현실말고도 통상 자본 기술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과
동조자로서의 협력관계증진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이번 유럽방문이 지닌 무엇보다 큰 의의는 역시 헝가리
방문과 관련하여 찾아야 한다.
그 역사적 의의는 헤아릴수 없이 크다.
40여년 외교사상 우리의 국가원수가 시도하는 최초의 공산권방문이 되는
만큼 앞으로 다른 동구여러나라는 물론 세계속에 새로운 한국의 위치부각에
대단한 역할을 할 것이 틀림없다.
오는 22일부터 2박3일간의 방문기간중 노대통령은 마티야스 쉬로쉬 헝가리
대통령대행과 정상회담을 갖는외에 그곳의 국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국회연설은 1,000만 헝가리국민을 향해서뿐 아니라 동구의 모든 국가,
그리고 전세계에 대해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