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서독총리는 28일 동서독이 궁극적인 재통일을 향한 준비단계로
연방을 구성하는 내용등을 담은 10개항 통독안을 발표했다.
콜총리는 이날 의회연설에서 이같은 단계적 통일방안을 제시하면서 그러나
동독이 비사회주의 정당도 참여하는 진정한 자유선거를 실시하는 경우에만
자신의 제안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성탄절 이전 동독방문 협의희망 ***
그는 이번 제안이 "하나의 연방(FEDERATION), 즉 연방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두개의 독일간에 연방구조(CONFEDERATIVE STRUCTURES)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성탄절 이전"에 동베를린을 방문, 동독 새
지도부와 협의를 가질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서독정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콜총리가 내달 19일 동독을 방문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콜총리는 연방창설을 위해 의회공동협의체를 포함하는 양독자문위를 구성
할 것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러나 통독이 매우 어려운 문제인
만큼 동서진영 관계개선및 새로운 유럽질서 창출과 연계돼 실현돼 나가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통일준비단계로 연방체제구축 ***
그는 자신의 제안이 궁극적으로 "하나의 통일된 민주독일"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독일이 재통일될 경우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예상할수 없으나 독일국민이 원할때 통일이 이뤄질수 있으
며 이들이 하나의 독일을 원하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콜총리는 EC(구공체)가 동독에 준회원자격을 부여할 것도 아울러 촉구
했으나 이번 제의가 언제까지 유효한지 등에 관한 일체의 시한에는 언급
하지 않았다.
동독측은 재통일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입장을 취해 왔으나 한스 모드로프
총리가 연방창설 문제는 협의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등 최근들어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관측통들은 콜총리의 제의에 대한 반응이 곧 나올 것
으로 전망했다.
동독 당국자들은 빠르면 내년 가을 자유총선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 독일 사민당에서도 콜총리 제안 지지 ***
그동안 통독문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온 서독사민당도 이날 한스
포겔 당수가 "독일은 물론 유럽의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두개의 독일간)
''공동체제(JOINT INSTITUTIONS)''를 구성할수 있으며 ''독일연합(GERMAN
CONFEDERATION)'' 구상이 여러면에서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언급, 콜
총리의 제안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서독정부대변인은 콜총리가 조지 부시 미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제의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는데 관측통들은 내달의 몰타 미소정상회담에서
이문제가 협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공산당서기장의 고위보좌관인 바딤 자글라딘은 로마
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크렘린은 바르샤바조약기구내 동맹들이 스스로의 길
을 가는 것을 환영한다고 다시한번 강조, 콜총리의 제의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콜총리의 10개항 제의를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 의료 및 재정부문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을 즉각 제공한다.
<> 통신망 확충 및 고속전철 부설등 환경개선을 위한 지원을 제공한다.
<> 동독 사회주의통일당(공산당)은 정치범 석방 및 시장경제도입등 자구노력
에 박차를 가한다.
<> 최근 모드로프 총리가 내놓은 "공동동반자(JOINT PARTNERSHIP)" 제의를
수락한다.
<> 연합구조를 형성, 이를 발판으로 연방을 구축하며 의회공동협의체를 포함
하는 양독자문위를 구성해 정치문제등도 다룬다.
<> 통독문제는 유럽통합 및 동서관계 개선과 연계시켜 실현시켜야 한다.
<> EC(구공체)는 동독을 포함한 동구국가에 대해 문호를 개방한다. 또한
동독과 무역협력협정을 체결한다.
<>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환경보존 또는 동서무역 협력촉진기구등으로
성격을 바꾼다.
<> 군축에 박차를 가한다.
<> 통독 및 유럽안정 실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