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천양희속에서 불꽃을 피우나 겉으론한 줌 연기를 날리는 굴뚝 같은세찬 물살에도 굽히지 않고거슬러 오르는 연어 같은속을 텅 비우고도 꼿꼿하게푸른 잎을 피우는 대나무 같은폭풍이 몰아쳐도 눈바람 맞아도홀로 푸르게 서 있는 소나무 같은붉은 꽃을 피우고도 질 때는모가지째 툭, 떨어지는 동백 같은불굴의 정신으로자신에게 스스로 유배를 내리고황무지를 찾아가는 사람-----------------------------------천양희 시인의 신작 시집 <몇차례 바람 속에서도 우리는 무사하였다>(창비)에 실린 시입니다. 제목 ‘시인’은 시 쓰는 사람을 뜻하는 일반명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인 자신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읽히기도 합니다. ‘불굴의 정신으로// 자신에게 스스로 유배를 내리고/ 황무지를 찾아가는 사람’이라는 대목이 더욱 그렇습니다.시인은 ‘속에서 불꽃을 피우나 겉으론/ 한 줌 연기를 날리는 굴뚝 같은// 세찬 물살에도 굽히지 않고/ 거슬러 오르는 연어 같은// 속을 텅 비우고도 꼿꼿하게// 푸른 잎을 피우는 대나무 같은// 폭풍이 몰아쳐도 눈바람 맞아도/ 홀로 푸르게 서 있는 소나무 같은’ 존재입니다. 그만큼 의연하고 불굴의 정신으로 무장한 존재이지요.하지만 시인은 ‘붉은 꽃을 피우고도 질 때는/ 모가지째 툭, 떨어지는 동백 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장엄하면서도 여린 마음을 가진 게 시인입니다. 천양희 시인은 올해로 등단한 지 60년째를 맞은 중진이지만 지금도 누군가의 ‘슬픔’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민감한 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시집에 61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모든 시의 뿌리가 슬픔의 바닥을 어루만지는 듯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1일 전쟁범죄 혐의 등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이 국제 사법기관에 의해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IC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만장일치로 발부했다고 밝혔다. ICC는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날인 올해 5월 20일까지 반인륜 범죄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을 지시했고 관련 근거도 찾았다"고 설명했다.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3인 등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칸 검사장은 이스라엘 측에는 '반인도적 살해', '민간인들에 대한 고의적 공격 지시', '전쟁 수행 수단으로서 민간인 기아 유발'등에 책임이 있고, 하마스 측에도 반인도 범죄, 납치, 성폭행 등의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이스라엘 측 체포영장 청구에 거세게 반발했다.ICC는 체포영장을 발부하며 칸 검사장이 제시한 혐의를 다수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ICC는 성명에서 "(네타냐후 등은) 식량, 물, 의약품 및 의료용품, 연료 및 전기를 포함해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에게서 생존에 필수적인 물건을 의도적이고 고의적으로 박탈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체포영장은 본래 '비밀'로 분류되지만, 범죄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판단해 정보 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ICC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ICC의 사법 관할권을 수용하는 것이 (영장 발부의)
해외 3개국을 통해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해온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의 운반·유통·판매책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혐의를 받는 나이지리아 조직 해외 총책 A(57)씨와 운반책, 판매책 등 12명을 입건한 뒤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마약 매수 및 투약 혐의를 받는 6명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다만 이들 12명 가운데 총책 A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령했으며 지난 9월 경찰청이 주최한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에서 나이지리아 측 관계자에게 검거를 요청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와 일당은 작년 12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 4월 및 10월엔 각각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A씨 일당이 들여온 필로폰의 양은 총 8㎏에 달한다. 경찰은 이 중 2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시가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 6.15㎏을 외국인 운반책으로부터 압수했다. 나머지 필로폰 약 2㎏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인지하기 이전에 이미 국내에 유통됐다. A씨 일당은 통관을 피하고자 교묘하게 마약을 은닉해 국내로 밀반입했다. 먼저 멕시코에선 시중에 판매중인 초콜릿 포장지에 필로폰을 감싸는 수법을 썼고, 캐나다에선 진공 포장한 필로폰을 배낭의 등판 부분을 뜯어내 만든 공간에 은닉했다. 배낭을 담은 캐리어에 커피 가루까지 뿌렸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마약 탐지견이 냄새를 맡을 가능성까지 미리 내다보고 대비한 것이다.이들은 온라인에서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