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돈으로 주지. 이런다고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나요?"결혼율,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프러포즈' 공간에 10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20대 남성 김모씨는 분노했습니다.최근 떨어지는 결혼율과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런저런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나는 솔로' 같은 소개팅 예능 방송이 인기를 끌자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소개팅 주선 사업까지 벌이며 수십억 원의 세금을 들였지만, 성과는 예상보다 더 처참합니다.한경 혈세 누수 탐지기(혈누탐)팀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협업해 들여다 본 지자체 프러포즈 공간·소개팅 사업의 냉정한 현주소를 전해드립니다. '프러포즈 명소'에 110억 쓴다는 대구시대구시는 올해 6월 총사업비 110억원을 투입해 2026년 초까지 대백프라자 앞 신천에 수상 프러포즈 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을 확정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프랑스 센강 퐁네트 다리처럼 전국 선남선녀들의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지는 떨어지는 결혼율과 출산율을 높여 보겠다는 겁니다.대구시는 "프러포즈 라운지는 연인들이 바닥조명 위를 걸으며 수변 경관을 조망하고 사랑을 속삭이는 '러브로드', 둘만의 프러포즈를 위한 프라이빗 간이 이벤트룸인 '프러포즈룸',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프라미스존' 등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습니다.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대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소멸 위험지역 진입 직전의 청
일본의 유명 쇼핑몰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도쿄에 가면 반드시 들른다던 전통 대형 테마 쇼핑몰인 '비너스포트'와 '메가웹'이 폐업했습니다. 관광객으로 붐비던 대관람차도 흔적도 없이 철거됐습니다.도쿄 최고의 경치라는 '레인보우브릿지'가 가장 잘 보인다는 아쿠아시티나 DECK 쇼핑몰도 오후 8시가 되면 모든 점포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까지 확 줄어든 탓입니다. 새로 건설되어 주목받고 있는 '아자부다이힐스'와 '토라노몬힐스'는 대형 쇼핑몰 대신 식음료(F&B) 위주 매장이 들어섰습니다.도쿄 일대에서 쇼핑 공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본도 경기 불황에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 쇼핑으로 돌아서면서 기존 쇼핑몰들이 몰락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내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쇼핑몰도 쇼핑이 아닌 볼거리로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습니다.18m 높이의 건담이 전시된 다이버시티가 대표적입니다. 일대 쇼핑몰이 부진에 빠진 상황이지만, 다이버시티는 저녁 7시부터 하는 건담 쇼를 보려는 이들로 북적입니다. 결국 볼거리가 있어야 사람이 온다는 유튜브 시대의 쇼핑 방식이 그대로 통용된 셈입니다.비슷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 스타필드가 코엑스에 별마당을 설치하니 매일 내외국인이 몰려듭니다. 스타필드 수원점에도 별마당을 만들었더니 그저 물건을 팔고 식사를 하는 데 초점을 맞췄던 수원 역세권 대형 쇼핑몰들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멋진 랜드마크가 있는 장소만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입니다.호주 시드니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시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무기 수요 줄어든다고요? 자주국방 기조가 강해져 무기 구매가 오히려 늘어날 겁니다."최영진 한화자산운용 전략사업부문장(사진)은 지난 11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며 글로벌 방산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경찰' 미국 사라지면 자주 국방 기조 확산 전망"'트럼프 트레이드'로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추락한 것을 비롯해 반도체·2차전지 등 국내 증시를 이끈 주도주가 모두 힘을 잃은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2년 만에 1400원을 돌파하는 등 투자 환경이 위축된 탓이다. 방산주는 폭락 소용돌이에서 한 발 비켜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주가가 오른 종목도 있다. 방산주는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최 부문장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글로벌 경찰 국가' 역할을 내려놓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자주국방의 중요성은 훨씬 강조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방위비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에선 우파들이 득세하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스트롱맨'도 건재하다"고 설명했다.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 규모는 2조2400억달러(약 315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군사비 지출액은 2028년까지 5년간 연평균 3.5% 성장해 2028년에는 2조7000억달러(약 379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일각에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