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환율전문가들은 한국이 현재 원화를 더이상 절상할 필요성은
없으나 성장률이 둔화되고 무역흑자폭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환율을
절하하려는 것은 대미통상마찰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인플레에 허덕이는
남미국가들의 전철을 뒤따르게 될 위험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학자들은 12일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 (IIE. 소장 프레드 버그스텐
박사)에서 구본호 한국개발연구원 (KDI) 원장과 버그스텐 소장의 공동사회로
진행된 한미금융정책에 관한 비공개토론회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 한국학자들, 원화환율절하 불가피 주장 ***
한 참석자에 다르면 한국학자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6%로 반감되고 경상수지흑자폭이 지난해 140억달러에서 올해
40억-50억 달러선으로 떨어지며 수출물량이 6% 가 줄어들어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내년 임금인상폭이 낮아지지 않으면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이 크게 제한된다면서 환율절하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미측학자들은 한국의 경제가 나빠진 이유가 환율, 노사분규와 그로인한
임금상승, 정치상황, 3년간 지속된 12%의 고속성장에 따른 반동등 여러가지
가있다고 지적하고 단순한 환율정책으로 경제활성화가 얼마만큼 이루어질
것인가에 의문을 제시했다.
*** 무역흑자폭상당 대미통상 마찰심화도 ***
미측학자들은 이어 한국이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환율
정책면에서 절하쪽으로 방향을 선회한다면 물가상승과 임금인상의 악순환을
초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등 처럼 경제파탄을 일으킬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대미무역흑자폭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상당한 폭에
이르는 한국의 무역흑자폭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미국과 통상마찰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측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출과 경제성장률 둔화가 한국측에는 민감한
일이겠지만 지난 3년동안 기록했던 12%의 성장률과 지난해의 국제수지
흑자폭 140억달러는 장기간 지속될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의
환율정책은 시장가격을 반영하는 "투명한" 제도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측에서 구원장을 비롯, 양수길, 남상호,엄봉선
박원암 박사등 KDI관계자와 서울대 표학길 교수, 미국측에서 버그스텐
박사 비롯, 존 윌리엄슨 박사 (IIE), UCLA 의 제프리 프랭클 교수,
하버드대학의 세바스천 에드워드 교수등이 토론에 참여했고 토드
클리포드 미재무부 한국과장이 옵서버로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