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대통령이 국회증언을 위해 서울로 떠난 31일 새벽 백담사는 영하
15도의 강추위를 보였다.
숙소에서 매표소 앞까지 7km를 코란도 지프를 타고 나온 전 전대통령은
안경을 낀채 추위를 이기기 위해 흰색 마스크를 하고 검정색 중절모에 흰색
머플러를 둘렀으며 검정색 외투로 중무장(?)을 한채 짙은 회색 바지에 검정색
구두를 신고 있었다.
전 전대통령은 경호원 2-3명의 호위를 받으며 지프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
자신의 전용차인 서울2두 6759호 은색 그랜저 오른쪽 뒷자리에 몸을 실었다.
전 전대통령의 전용차에는 전씨외에 경호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 2명과
운전사등 4명이 타고 있었으며 민정기비서관등 측근 인사는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장세동 전경호실장은 전날인 30일 하오1시40분께 백담사를 빠져나와
서울로 돌아갔는데 국회증언에 따른 문제등 사전협의를 위해 먼저 떠난 것
으로 알려졌다.
이순자여사는 이날 새벽 숙소에서 1년1개월여만에 외출을 하는 전 전대통령
을 배웅한뒤 평소와 다름없이 예불과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밤 백담사를 빠져나가 남편의 서울거처를 점검하고 있다는 소문
이 나돌기도 했던 이여사는 전 전대통령과 동행해 서울로 가면 또다른 잡음
이 날 것을 염려한 탓인지 백담사에 남아 전씨가 증언을 마치고 돌아올때까지
기도를 계속할 예정이라는 것.
백담사 동정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연4일째 거의 뜬눈으로 밤을
세우다시피하고 있는 사진기자등 취재진 60여명은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로
거의 대부분이 감기몸살을 앓고 있으면서도 용대리 매표소 전경 저지선에서
백담사 출입인사들을 체크하는등 취재경쟁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새벽 백담사측이 풀기자를 불러들이자 전 전대통령과의 회견등 취재
가 허용되는가 싶어 급히 들어갔으나 경호팀이 취재차량을 사찰 못미쳐 냇가
에 세우게 하고 승용차에 탄 모습만 찍게 하자 이를 거부하고 돌아왔다.
풀 기자들이 돌아와 이같은 소식을 전하자 취재진들이 취재차량을 매표소
바리케이트 앞에 세우고 차량통행을 막으면서 강력히 항의했고 이에 전경
20여명이 취재차량을 밀어내는등 기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는데 이 과정
에서 부상자는 생기지 않았다.
지난 30일 상오11시30분쯤에는 20인승 헬기 1대가 백담사 계곡쪽으로 갔다
백담사 입구 매표소옆 주차장에 착륙해 보도진들을 한동안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 헬기는 백담사 위쪽 오세암의 법당개축공사용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기자들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한동안 헬기의 작업광경을 지켜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