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포항제철회장의 민정당대표위원 "차출"로 재계는 거대왕국 포철의
장래가 어떻게 변화될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포철은 매출액 4조원(89년), 종업원 2만여명, 조강생산능력 1,500만톤의
세계3위 종합제철소.
*** "박태준 포철왕국" 3년간 계속 ***
박회장의 변화는 곧바로 포철의 변화로 직결되고 있다.
이와관련 박회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포철이 광양4기 확장공사를 완료,
92년까지 조강생산능력 2,000만톤을 갖추기 위해서는 차관및 기술도입, 설비
투자, 외국과의 제휴등의 업무에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어도 앞으로 3년간은 자신이 포철회장직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당위론을
설명한 것이다.
이같은 박회장의 의사는 5일오후 노태우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양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포철은 상당기간 "박태준체제"로 계속 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민정당대표위원 "차출" 기간이 길어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 정치활동 길어지면 후계체제 모색해야 ***
복잡미묘한 정치에 매달리다 보면 포철경영에 할애할 시간이 자연히 모자라
게돼 결국 후계체제가 논의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회장의 대를 이를 포철출신의 원로 철강인은 그리 많지 않다.
상공장관을 지낸 안병화씨는 한전사장의 중책을 맡고 있고 기껏해야 황경로
씨(포철산하 제철엔지니어링사장) 정도다.
외부에서 회장을 영입해 오기에는 69년부터 공채출신으로 다져온 "박태준
인맥"의 반발이 거셀게 틀림없다.
현재 포철에는 정명식사장을 필두로 19명의 이사가 있으며 69년 공채1기가
벌써 상무직에까지 올라와 있다.
박회장은 최근까지도 월1회 간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등 왕성한 경영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민정당대표 취임을 계기로 이같은 활동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이를 계기로 "포스트박" 체제의 태동이 어떤 형태로든 서서히 진행될 전망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