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우등생 일본의 채권 주식 외환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은행들은 보유채권의 가격하락으로 수지가 악화되고 있고 동경증권거래소는
주가가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가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에 휩싸여 있다.
외환시장의 일본엔화 시세는 약세에서 반전할 기미조차 없어 증권시장의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 채권 / 주식 / 엔화 연일 폭락세 ***
인플레우려, 금리인상추세, 국내정국향방불투명, 휘청거리고 있는 고르바
초프정권등 국내외 정치 경제적 악재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금융계
가 일대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일본언론들이 최근의 금융증권가 풍경을 빗대 트리플(채권 주식 엔화) 폭락
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낼 정도이다.
이번 먹구름의 조짐은 작년 가을부터 채권시장에서 비롯됐다.
시장실세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채권가격이 바닥으로
향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채권인 10년만기 국채의 수익률(가격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임)은 5%대에서 현재 6.5%이상으로 올라 4년여만에 최고수익률을 기록
하고 있다.
국채가격이 4년여만에 최저수준으로 폭락해 있다는 뜻이다.
*** 채권시장서 불씨 튀어 증시로 확산 ***
올해 들어서자 마자 채권시장의 폭락이 주식시장에 전염됐다.
90년 첫 장부터 낌새가 이상하더니 지난 12일과 16일에는 마침내 일경평균
주가가 이틀째(거래일기준) 연속 600엔이상의 엄청난 낙폭으로 굴러 떨어
졌다.
작년 최종 일경평균주가를 사상최고로 끝내면서 4만엔대 주가시대를 전망
했던 동경증시가 새해들어 된서리를 맞고 있다.
90년이 시작된후 16일 현재까지 일경평균주가는 약 2,500엔정도 빠졌다.
작년 11월과 12월 채권시장의 침체를 무시하고 겁없이 뛰어 올랐던 동경
주가가 올들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는게 증권분석가들의 공통된 인식
이다.
*** 올들어 기관투자가 투매현상 보여 ***
작년말 동경주가가 연일 사상최고를 기록할때 외국계 증권회사들은 이를
경계, 주식매입을 자제했다.
외국계 증권회사들은 동경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가 60수준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높고 EPS(주당순이익)도 예금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는 기술적인 분석을 중요시했다.
반대로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엔화약세가 시정되고 금리도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진데다 동유럽의 개혁바람이 장기간 지속되자
주식사냥에 더욱 열중했다.
기관투자가들의 자신감이 금년들어 물거품이 되면서 너도 나도 투매로
돌아섰다.
우선 엔화약세가 장기화될게 분명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의 통화긴축도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려면 미국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미국도
지난 12월의 도매물가통계 발표이후 인플레를 우려, 돈줄을 붙잡고 있다.
*** 인플레 / 금리인상 / 소 정정불안등 악재 ***
심지어 지난해 3차례나 재할인율을 올린 일은이 일본총선이 끝나면 즉시
금리를 또 올릴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는 판이다.
이렇게 되자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국내증시보다 요즘 그런대로 주가를
올리는 서독증시 같은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또 리투아니아 사태, 아제르바이잔 인종분규등 소련의 국내불안이 고르바
초프의 권력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일본의 증시를
얼어붙게 한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소련정세에 민감하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권좌가
흔들린다는 것은 일본증시에는 극약이나 다름 없다.
*** 중의원선거도 증시악화 작용 ***
오는 2월18일로 확정된 일본중의원선거도 증시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연초부터 터져나온 자민당간부의 주식스캔들로 인해 자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에 대한 회의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어느 나라나 증시의 장이 좋지 않을때는 악재가 크게 부각되는 법이다.
일본증시는 금리 환율 국내정국 소련정정불안등의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
지면서 약세가 가시화됐지만 기본적으로는 작년 11월과 12월 장이 너무 투기
적이었다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분석가들은 따라서 작년말의 과도한 주가상승에 따른 대대적인 조정이
앞으로 상당기간 동경증시를 지배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소한 일본의 2월18일 총선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자율등락을 거듭하면서
동경주가가 하락추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소련의 최근 민족문제는 동유럽개혁 전망을 어둡게 만들어 서독을
비롯한 구미 증시를 침체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동유럽 개혁의 호재가 흔들거리면서 이들 구미증시도 일본처럼 조정국면에
들어섰다고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