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집에 유서를 미리 써놓고 여대생 애인집에 찾아가 결혼해 줄
것을 요구하다 거부당하자 자신과 애인의 온몸에 강제로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 동반자살했다.
29일 하오 8시50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128의783 박몽철씨 (49)집
건너방에서 박씨의 장녀 미경양 (21/S전문대 전산과2년)과 미경양의 애인
김기마군(27/K대 농대 3년)이 결혼문제를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김군이
자신의 몸과 미경양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는 바람에 두사람
모두 불에 타 숨졌다.
*** 미리 유서 써놓고 온몸에 휘발유뿌려 ***
아버지 박씨에 따르면 안방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건넌방에서
"엄마야"라는 딸의 비명소리가 울려 뛰어 가보니 김군이 준비해간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채 도망치려는 미경양을 끌어안고 라이타를 꺼내 들고 있었다는
것.
박씨가 심한 휘발유 냄새를 맡고 김군이 라이타불을 켜지 못하도록
말리려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김군과 반항하며 울부짓는 미경양의
온몸에 불이 붙었다.
놀란 박씨는 뒤따라온 부인과 함께 황급히 불을 끄려했으나 미처 손을
쓸 틈도 없이 방안 전체로 불길이 번져 21평 크기의 단층 한옥과 가재
도구를 모두 태워 1,500여만원 (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20여분만에
꺼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숨진 박양과 김씨는 1년전부터 사귀어 왔으며 최근
박양이 김군의 결혼요구를 거절하자 이날 하오 4시께 집으로 찾아와 결혼해
줄것을 요구하며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는 것.
이들이 말다툼을 벌이는 동안 김군의 여동생이 찾아와 "오빠가 집에 유서를
써놓고 집을 나가 이곳에 온줄 알았다"며 미경양을 만나 김군의 청혼을
받아줄 것을 부탁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날 불로 박씨부부가 손과 얼굴등에 화상을 입었으며 미경양의 남동생(18)
은 외출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