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대통령은 12일 미국과 소련이 지난주 군축협정에 "착실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말했으나 미소 양국이 유럽주둔 병력을 동등한 수준으로
감축하자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서기장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쌍방의 유럽 주둔 병력을 똑같이 19만
5,000명으로 제한하자는 고르바초프의 대안을 거부하고 쌍방이 중부
유럽주둔 병력은 이 수준으로 하되 원래의 협상 대상이 아닌 영국,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등에 배치된 3만명의 미군 병력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그의 원안을 옹호했다.
부시대통령은 미국의 약간 높은 수준이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미국과 서유럽 사이에 대양이 가로놓여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러나
이 문제가 협상의 난관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그와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6월에 유럽의 재래식병력감축
협정에서 서명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장거리 핵무기와 화학
무기 감축에 관한 협정도 "실질적으로 완성"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으나
이 정상회담에서 세가지 협정이 모두 체결되리라는 희망은 갖지 말도록
당부했다.
그는 또 통독문제는 독일인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고 통일 독일은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일원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중립의 가능성을 배제했으나 통일 독일내의 어느 곳에서 서방측 군대가
주류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신축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또한 기타 문제에도 언급, 적절하다고 생각되면 남아공의
인종분규 해결을 위해 중재역할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