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제그룹 회장 양정모씨와 사돈관계에 있던 전신한투자금융 회장 김종호
씨 부자가 지난85년 국제그룹 해체당시 소유하고 있던 신한투자금융의 주식
800만주를 정부의 압력에 의해 강제로 빼앗겼다며 제일은행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 소송이 2년8개월만에 원고 김씨 부자의 승소로 판결났다.
서울민사지법 합의12부(재판장 노경래부장판사)는 14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피고 제일은행은 김씨 부자에게 액면가 5,000원 주식 130만주를 돌려줘야
한다"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개인 재산권의 자유는 공익의 목적으로 적법절차에
따라 제한이 가능하지만 원고의 경우 공권력의 부당한 집행에 의해 경제적,
사회적 파멸을 두려워한 나머지 정부가 주식매도가격을 일방적으로 지정한
상태에서 터무니 없이 싼값으로 팔게 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지난 86년3월
의 주식매도계약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재판부 공권력 압력에 의한 재산양도 쐐기 ***
재판부는 또 "지난85년 국제그룹 해체당시 국제그룹과는 무관한 회사가
국제그룹의 계열회사로 취급돼 정리대상에 포함됐으며 당시 재무부 이재국장
등이 원고 김씨에게 소유주식을 매도하도록 강요하면서 세무조사와 특별감사
를 하겠다는등 압력을 넣은 사실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 5공때 재산박탈 관련 소송중 첫 승소 ***
이번 판결은 5공화국 출범이후 계엄사 합수부등에 의해 불법적으로 재산권
을 박탈당했으며 제기된 재산반환 청구소송들중 처음으로 원고가 승소한
판결로서 주목된다.
원고 김씨등은 국제그룹 해체당시 재무부의 압력으로 주식 800만주를 1주당
500원에 제일은행과 주식매도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는 정부당국의 협박으로
인한 계약으로 무효"라며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