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는 지금 시계제로의 암흑속에서 허위적거리고 있는 형상이다.
모든 지표와 동향이 온통 어두운 것뿐이고 밝은 구석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그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수출은 갈수록 어려워져 무역수지적자가 팽창일로에 있고 실업자가 늘고
있는가 하면 증시가 극도의 침체속에 불안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또
물가는 집세와 임대료 소동에서 볼수 있듯이 정신없이 뛰고 있다.
한마디로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속에 우리경제는 지금 빠져들고
있다.
이렇듯 경제가 어려운 때에 이른바 "경제난국 극복위원회"가 어제 발족되어
활동을 개시한 사실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고 적지 않은 기대를 걸게 만든다.
각계인사 24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원래 작년 12월 하순 정부가 발표한
90년 경제운용계획에서 설치를 약속한 기구로서 예정보다 출범이 다소 늦어
졌지만 이제부터라도 기능을 발휘토록 힘써야 한다.
그것은 정부가 오늘의 경제현실이 위기상황임을 비로소 확인하고 서둘러
전국민적인 의견수렴작업에 나섰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난국
극복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어제 첫 모임에서는 금후의 활동방향과 함께 당면 경제현안과 대책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개진이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산업평화 생산성향상 기술개발 기업환경개선 근로자주택공급
종합반등 6개의 특별대책반으로 나뉘어 운영될 예정이라는데 활동을 서둘러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난국을 극복할 바람직한 처방과 정책방향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사실 오늘의 경제난국은 어려운 경제현실 그것보다 정책부재현상에 더욱
큰 심각성이 있다.
경제정책이 방향감각을 잃고 표류하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난국극복위원회는 무엇보다 먼저 올바른 정책방향을 서둘러 도출해
내고 그것을 정부로 하여금 강력하게 실천에 옮기도록 하는데 초점을 모아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나머지 2개의 토지공개념 관련법률이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토지정책은 정부수립 직후의 농지개혁에 이어 두번째의 전기를 맞게
되었다.
그위에 금융실명제가 또 예정되고 있는 것이다.
개혁은 하되 점진적이어야 하고 또 지나치게 요란한 소리를 내서는 안된다.
투기는 근절하되 선의의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된다.
요컨대 경제정책은 이상보다 현실을 중시하고 감성 대신 이성이 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