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개혁정책에 자주 제동을 걸어온 크렘린내
보수파이 거두 예고르 리가초프의 사임을 촉구하는 발언이 17일 소련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에 게재돼 고르바초프의 대통령 당선이후 크렘린내 보수파에
대한 숙청 움직임의 조짐이 벌써부터 엿보이고 있다.
프라우다는 이번주에 개최된 당중앙위 총회에서의 연설 내용들을 소개
하면서 리가초프의 사임을 요구한 개혁파 중앙위원 빅토르 미신의 연설을
게재했는데 미신은 이 연설에서 리가초프를 "당의 보수적세력", "우파",
"민주적 변화에 대한 반대자"로 몰아 공격하고 당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임할
것을 요구했다.
크렘린내 보수파를 이끌고 있는 리가초프는 그동안 개혁정책을 추진해온
고르바초프와 자주 충돌해 왔으나 지난 88년 당내서열 2위인 정치국 이데
올로기담당에서 물러나 농업담당으로 후퇴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악화돼
왔다.
리가초프는 특히 농업집단화정책을 강조, 사영농의 확대 도입을 주장해온
고르바초프와 농업정책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 왔으나 전임 KGB총책 빅토르
체브리코프등 다른 보수파 지도자들과는 달리 당내 보수강경파에 대한 고르바
초프의 숙청을 모면해 왔다.
소련문제전문가들은 당지보두의 일대 개편이 예상되는 제28차 당대회가
개최될 예정인 7월2일까지는 리가초프가 자리를 지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