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3일 치러질 대구갑구와 충북의 진천/음성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은 막이 올랐다.
특히 대구서갑구의 선거열기는 가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가 열기를 띠는걸 탓할수야 없겠지만, 그러한
선거전이 공명정대하게 치러지지 않는다면 이건 간단할 일일수 없다.
해방이후 반세기동안 우리가 체험한 각종 선거는 모두 부끄러운
불법 부정 타락선거 바로 그것이었다.
가까이는 87년 대통령선거, 88년 총선, 그리고 부정선거라고 해서
당선이 무효돼 다시 치러졌던 동해시와 영등포 을구 보궐선거는 또 우리를
얼마나 실망시켰는가.
으례 선거란 그렇고 그런 것이도 무슨 수를 쓰더라도 당선되면 그만이라
한다면 민주주의하자는 말은 할 필요도 없다.
선거망국론이란 선거를 치를수록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어지는
일이 벌어지는걸 일컫는 말이다.
이번에 치러지는 대구와 진천/음성의 보선은 단순히 국회의원 의석을
메우기 위한 절차일 수가 없다.
명색이 새 정치를 하자고 하면서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가 부정
/타락으로 치러진다면 앞으로 계속 이어질 대통령선거, 총선, 그리고
지방의원선거는 보나마나 뻔한 난장판이 안된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민주주의를 하자면 선거가 있게 마련이다.
선거가 축제까지는 못되더라도 살벌하게 치러져서는 안된다.
사실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이전투구가 벌어지는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의 정치문화는 한마디로 퇴보를 거듭해 왔다.
의정단상에서 법운운하며 큰 소리 치는 국회의원은 과연 얼마나
적법한 선거를 통해 등장했는가를 한번 물어보자.
법이 잘못돼 있으면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고 법을 어긴 자들이 모이는 곳이 국회라 한다면 우리의
정치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는건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우리는 으례 많은 잘못의 책임을 정치인에게 돌린다.
정치인들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그러한 정치인을 누가 뽑았는가.
부정을 부정으로 보지 않고 타락을 타락으로 보지 않고 뽑았다면
그런 유권자에게도 책임이 크다.
이 책임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 이번 보선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민주주의를
할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민주주의 하자면서 선거하나 멋있게 치르지 못하는 국민일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