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동맹 운동도 경제중심으로 전환 ***
유고의 드로노브스크대통령은 19일밤 한국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비동맹
운동은 이제 동서 양블럭간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정치운동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 경제협력 강화라는 경제운동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유고를 포함한 비동맹국들은 한반도문제가 당사자간의 직접대화를 통해
해결될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현지공관에서 20일 외무부에 보고해온바에 따르면 경제학박사인
드로노브스크대통령은 또 "이데올로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며
"이데올로기의 퇴조현상이 남북한 긴장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유고는 비동맹운동의 선구자이면서 현재 의장국이다. 이런 위치에서
볼때 비동맹운동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동독블럭의 긴장완화가 당초 비동맹운동 창설의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블럭간 대결 해소문제는 이미 해결됐다. 따라서 비동맹운동의
목표도 바뀌어야 한다.
최근 동서간 화해가 진행되면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빈부격차 해소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비동맹의 우선과제도 따라서 경제문제와 인권보장, 환경보존문제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 그러면 비동맹의 주도세력인 유고로서는 남북한의 긴장완화에 어떤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보는가.
"최근 동구의 사태진전이 남북한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유럽정치상황의 변화는 이데올로기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신의 표현이다.
이같은 변화가 남북한 대립에도 영향을 미쳐 대화에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비동맹운동은 남북한간 직접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하며 이를 지원할 자세가 돼 있다"
# 한국과의 관계증진에서 어느 분야에 특히 관심이 있는가.
"유고의 기업들은 한국기업과의 합작투자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국과 경제협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유고로서는 한국과의 무역수지가 지나치게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문제도 시정해야할 과제다"
# 유고는 개혁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는가.
"유고정부는 지난해 12월 화폐개혁등 대대적인 경제개혁조치를 단행,
디나르화 (유고화폐단위)와 미달러의 태환을 허용하는등 물가를 잡는데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디나르화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을 정도다.
유고는 앞으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어떤 나라와도 손잡을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으며 한국기업이 진출할수 있는 호기라고 생각한다"
# 한국이 7.7 선언이후 미수교 사회주의국가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방외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국과 동구권국가와의 수교는 양측에 모두 중요한 일이다.
동구국가들은 한국과 경제협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정치적 협력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한국은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동서독의 통일움직임을 어떻게 보는가.
"통독은 유럽 전체의 가장 큰 현안중의 하나다. 가까운 장래에
통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유고는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
독일의 통합 또는 분리는 민족자결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유럽
통합과정의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
50년전 (2차대전을 의미)과 같은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