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의 "방소외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외무부는
김-고르바초프의 극비회동에 이어 23일 또다시 "한-소 총영사관설치 합의"
라는 새로운 소식이 보도되자 일단은 환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다소
불만스런 기색을 보여 눈길.
외무부 관계자들은 한-소 총영사관 설치보도와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양국관계가 준외교관계로 격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가워하면서도
"그러나 정식외교경로를 통하지 않고 양국 집권당간의 접촉에서 그런 합의가
가능한 것인지는 좀 생각해 볼 일"이라고 회의적인 코멘트.
*** 외교형식상에 문제있어 ***
한 고위당국자는 "아직 현지로부터 이에 대한 아무런 보고나 전문을 받은
바가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김최고위원과 야코브레프간의 회담에서 그런 합의가 나왔건 또는
박철언정무1장관과 브루텐스 소련공산당중앙위 국제부부부장간에 나왔건 간에
형식상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합의"라는 표현에 강한 의문을 표시.
이 당국자는 특히 우리나라의 주리비아총영사관이 대사관으로 승격되는데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음을 상기시킨뒤 "한-소간에 총영사관이 설치
되면 양국관계에 실제로 불편이 없어져 오히려 수교의 필요성이 줄어들 염려
가 있다"고 색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면서 "총영사관 설치는 분명히 양국관계
의 증진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오히려 조기수교에 장애요인으로 작용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양면성"을 강조.
한편 외무부당국자들은 김최고위원일행의 방소활동이 연일 언론에 대서
특필되고 있음에도 "현지로부터 보고받은게 없다" "아는 바 없다"고 일체의
언급을 회피하는등 대체로 담담한 반응을 보여 고유업무영역을 "침해" 당한데
대한 서운함도 없지 않은듯한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