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갑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입후보한 정호용후보는 26일하오
후보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정후보는 이날 하오 5시30분 서구 평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후보사퇴 성명을 발표한후 관할선관위에 후보사퇴서를 제출,
사퇴 절차를 끝냈다.
정후보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본인은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고향사람들에게 큰 물의를 일으켰고 대구사회가 분열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에게도 걱정을 끼치는 결과가 돼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
정후보는 "지금 심정으로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해
정계를 은퇴할 생각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후보는 또 "지난 24일 노태우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선거가 너무
과열되고 이러다가는 대구사회가 분열되고 친구간에는 반목이 일
것이라는 걱정을 하게돼 사퇴를 결심하고 서울로 올라갔었다"고 말하고
"노대통령에게 나의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친구, 후원자에 대한 보장을
요구, 노대통령이 이를 기꺼이 보장했다"고 밝혔다.
정후보는 사퇴를 조건으로 한 공직보장여부에 대해 "아무런 보장이
없었다"고 잘라 말하고 "사퇴에 대한 압력은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을뿐"이라고 주변의 사퇴권유가 적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정후보는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과 나와의 인간적인 의리로 민자당을
탈당한 당직자들에게 엎드려 용서를 빈다"며 "나의 후보사퇴로 모든
것이 원상으로 돌아가기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정후보는 이에 앞서 이날 하오 4시8분 사무실에 도착, 약 1시간동안
청년, 여성지지자와 지역협의회 총무등 30여명의 열성지지자들과 만나
후보사퇴에 따른 입장을 설득했다.
그러나 열성지지자들은 정후보의 후보사퇴를 받아 들일수 없으며
사퇴를 할 경우에도 최소한 박준병 민자당사무총장과 정후보 운동원과의
면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 정후보가 후보사퇴시기를 27일 상오로
연기하는등 후보사퇴는 한때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정후보는 지지자들에 대한 설득을 다시 벌인뒤 하오 5시 30분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후보사퇴를 공식으로 발표했다.
정후보는 당초 이날 상오 9시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사퇴를 계획이었으나
사퇴형식과 방법등을 놓고 핵심지지자및 민자당과의 협의때문에 기자
회견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대구서갑구 입후보자는 민자당의 문희갑,
민주당(가칭)의 백승홍, 무소속의 김현근후보등 3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