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 정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정부대표단이 오는 5월 모스크바를
방문, 소련측과 본격적인 수교교섭을 벌일 것이라는 방침과 관련,
외교교섭창구인 외무부는 31일 "사안의 성격상 그럴 필요성이 있는 게
아니냐"고 수긍을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씁스레해하는 눈치.
한 고위당국자는 "거센 파도가 몰아닥칠때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할
필요도 있는 만큼 공을 다툰다는 시각에서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면서
"특히 한/소국교정상화문제는 수교와 경협확대라는 과제가 맞물려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한/소수교가 범정부적 차원에서
접근해가야 할 현안임을 강조.
*** 협상마무리는 결국 외무부가 맡게될 것 ***
이 당국자는 "과거 미국이 중국과 수교교섭을 벌일 때에도 백악관의
외교담당보좌관팀이 중심이 됐던 전례가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외무부
고위관리가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참가해야 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불편한 심기의 일단을 시사하기도.
당국자는 이어 "한/소수교 교섭은 정부대표단이 이번에 간다고 해서
한번만으로 협상이 끝날 성격이 아니잖느냐"고 반문해 결국 협상의
마무리는 외무부가 맡게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는데 상당수 외무부
관계자들은 "최초교섭이라면 몰라도 한/소 양국간에 이미 영사처까지
설치되는등 공식적인 교섭창구가 마련된 터에 비외교부처에서 교섭을
지휘하는 것이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
한편 외무부는 한/소수교와 관련, 수교시기명시등을 전제로 한 상주
대표부 설치보도에 대해 "그런 조건위에서의 교섭이라면 현단계에서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대체로 수긍하는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