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되는 정도가 아니다.
시각에 따라서는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설마했던 3월중의 수출도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잠시 반짝하던 것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따라서 통관기준 1/4분기 전체수출실적은 138억8,900만달러로 금액(1.3%)
물량(3.9%) 모두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반면 수입증가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업종별로는 신발 타이어 조선등이 비교적 견실한 수출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는 대미수출격감으로 가장 부진한 품목이다.
전자 섬유등 수출선도업종들 역시 여전히 제몫을 못하고 있고 철강 완구
등의 부진상은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인식 다시해야 한다...하반기 회복은 관변의 기대 ***
그렇다고 앞으로의 전망도 썩 밝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신용장 내도액이 1/4분기중 10.4% 늘어났다고는 하나 이 증가율이 그대로
수출로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경기활성화대책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각계의 분석
은 엇갈린다.
정부의 입장도 여간 곤혹스럽지 않은 것 같다.
"수출은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라는 식의 논리를 폈던 때가 바로 1-2년
전이었다.
3년을 못넘기고 정책방향은 다시 선회하고 있다.
한치 앞을 못내다본 정부의 체면도 말이 아니지만 지금은 "뒤늦은 수출독려
가 통할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뒤늦은 처방 중병치유 미지수 ***
박필수장관 부임후 상공부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수출 100억달러 달성당시의 주역답게 새 장관은 취임후 수출현장 곳곳을
누볐다.
종합상사 시장에서부터 구로공단의 중소기업 대표들까지 골고루 만났다.
일요일을 이용한 각국 업무보고 석상에서도 "장관의 수출에 대한 관심은
남달랐다"고 직원들은 이구동성이었다.
오늘의 수출부진 배경에는 물론 여러가지 요인이 있을수 있다.
원화절상이나 노사분규, 이로인한 임금상승 등은 차라리 고전적 사연에
가깝다.
수출 일선 관계자들이나 상공부 직원들은 이제 예기치 않았던 "복병"들이,
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정책의 미스"가 바로 우리 수출의 장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첫째 기업들이 수출의욕을 잃고 있다.
"과거에는 수출이라면 무조건 신바람이 났습니다. 수출로 손해보면 정부가
다른 것으로 메워 주리라는 기대도 가능했지요. 그러나 이제는 수출로는
돈도 명예도 모드 얻을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무역회사 사장의 푸념이다.
그러기에 그는 "이제는 수입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 수출의 외형보다는
이익목표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일본엔화의 급속한 절하이다.
이달들어 엔화절하속도는 더욱 빨라져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했다.
이로인해 우리상품의 대일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타격은 비단 일본시장에서 뿐만 아니다.
자동차 전자등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상품이 세계 여러시장에서
일본제에 밀려 고정하고있다.
*** "불량률높다"....성가저하도 심각 ***
원화절하추세등에 힘입어 2/4분기이후 경기회복을 기대해온 업계로서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 셈이다.
셋째 한국상품에 대한 성가가 떨어지고 있다.
자동차는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제2의 일본차"라는 이미지를 등에 업고 미국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던
현대차가 불량률 증가와 함께 지금 심각한 판매부진 상태에 빠졌다.
이제는 아무도 현대차를 제2의 일본차로 보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문제의 책임만을 논할 때가 아니다.
우리가 수출부진의 원인을 찾는 것은 보다 더 정확한 처방을 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필수 상공장관은 취임사에서 "수출없는 성장은 있을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곧 우리경제의 성장이 수출과 직결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수출에 대한 한때의 "경시풍조"를 꼬집은 말로도 해석된다.
수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보다 전진적인 인식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