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난 수도권지역 다른 도시보다 심각 ***
*** 서울과 동병상린의 관계 뚜렷한 묘책없어 ***
부천시민의 절반이상이 내집이 없어 셋방살이를 하고 있고 해마다 전체
인구의 68% 정도가 더 싼 집을 찾아 이도시로 오거나 나가고 있다.
부천시는 서울과인접해 있어 6-8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경인전철이 30분
만에 서울역까지 태워다 주고 경인국도, 경인고속도로, 경인산업도로 등
서울과 연결되는 도로가 많아 서울시내 변두리보다 오히려 서울로 가는
교통이 편리하다.
이 때문에 서울의 무주택 서민들이 전세값이 보다 싼 이도시로 밀려오고
이곳의 전세값 상승을 감당 못하는 더 못사는 영세민들은 김포나 시흥등
시골지역으로 밀려가는 주민들의 대이동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시로 승격된 지난 73년만해도 이 도시의 인구는 6만5,000여명으로
무주택자가 제집가진 주민보다 적었으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바람에
주택보급률이 계속 떨어져 집없는 사람과 집있는 사람의 비율이 역전돼
주택난이 심각한 안양, 성남 등 다른 수도권 지역의 도시들보다도 주택
보급률이 낮은 실정이다.
더욱이 부천시의 면적은 성남시의 36.8% 밖에 안돼 더이상 택지를 확보할수
없는 데다 무주택서민들이 계속 몰려 들고 있어 시당국도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주택보금 실태및 인구 급증 >>
지난 73년 부천의 인구는 6만5,000여명으로 1만2,712가구에 주택 7,947채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무에 주택보급률이 62.5%에 이르렀었다.
그러나 그후 서울에서 무주택서민들이 홍수처럼 밀려와 지난 80년까지
주택은 1만8,731채로 2.4배 늘었으나 가구수는 5만1,161가구로 4배나 증가해
주택보급률은 오히려 56.7%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말에는 주택이 8만1,554채로 73년보다 10.3배나 늘었으나 가구가
또다시 17만4,007가구로 13.7배 증가, 주택증가율을 앞질러 주택보금율이
46.9%로 뚝 떨어져 주택난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 되고 말았다.
지난 한햇동안 부천시로 전입한 인구는 22만 2,026명이었고 전출한 인구는
17만7,476명으로 집계돼 작년말 현재 부천시 인구 58만4,137명의 68.4%인
39만9,502명이 대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3월말까지 3개월동안에도 서울에서 3,654가구 8,155명이 전입해
오는 등 9,972가구 2만1,471명이 전입했고 1만7,908명이 전출했다.
이들 전입자 가운데 40-50%는 서울에서 밀려온 무주택 서민들이고 20%
정도는 인천에서 서울로 보다 가깝게 가기 위한 행렬이며 나머지 30-40%
는 서울로 일자리를 찾아나선 각 지방의 무주택 영세민들이 우선 서울보다
집값과 전세값이 싼 이곳으로 이사온 경우이다.
<< 전세값 및 주택값 >>
이같은 심각한 주택난은 주택과 전/월세값을 급등시켜 올들어 대지 40평,
건평 30평짜리 단독이 작년말의 8,500만-1억원에서 1억1,000-1억2,000만원
으로 올랐고 아파트는 더 올라 17평형이 2,8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뛰었다.
또 전세값은 17평형 아파트가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랐고 대지
40평, 건평 30평 방 3개짜리 단독은 2,500만원에서 3,000만-3,500만원으로
크게 뛰었다.
특히 같은 규모의 아파트 전세값을 1년전의 1,700만원과 비교하면 800만원
이나 뛴 셈이어서 무주택서민들의 고통을 짐작케 하고 있다.
지난 3월 20일 부천시 중구 오정동 대진다세대주택의 방 2개짜리 독채를
1,500만원이 전세얻어 이사온 이영호씨(47/트럭 운전사)는 전세값 폭등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경우.
이씨는 37세까지 충남 서산군 대산면 대죽리에서 남의 논 10마지기를
도지로 농사를 짓다가 생활이 어려워 노모와 아내, 두아들, 딸 등 6식구를
이끌고 무작정 상경, 아내와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동등 온갖 험한일을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해 한푼두푼 모아 작년 2월 서울마포구 신수동에
1,500만원을 주고 방 2개짜리를 전세얻어 여섯식구가 발도 펴고 자는
흐뭇함을 맛보았다.
그러나 이들의 소박한 행복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라는 탁상입법 등으로
전세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1년도 못돼 깨지고 말았다.
집주인이 전세값을 2,200만원으로 올려 달라는 것이었다.
중3, 고1, 고3인 아들/딸을 더이상 한방에서 잠자게 할수 없다고 생각한
이씨는 방2개를 고수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부천을 택했다.
아들/딸들도 서울로 통학하기가 힘들지만 방 2개를 원했던 것이다.
또 부천시 중구 당동의 지하 단칸 셋방에서 살아오던 김씨는 다음달에
해산할 부인의 병원비를 못구해 쩔쩔매다가 지난 3월초 보증금과 월세를
배로 올리겠다는 집주인의 말에 정신이 아찔했다는 것.
생각다 못한 김씨는 부천시 중구 당동에 있는 직장과 가까우면서도 방세가
싼곳을 찾아 인천과 김포지역을 헤매다 김포군 김포읍 풍무리에서 방1칸을
보증금 60만원, 월세 4만원에 얻는데 성공, 보증금 100만원에서 남은 나머지
돈으로 아내의 해산비용을 마련할수 있게 돼 한시름을 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부천에 있는 직장까지 버스를 세번씩이나 갈아타야 하고
1시간 분씩이나 걸려 힘든 공장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면 파김치가 된다.
이같이 무주택 서민들의 "밀리고 밀려남"은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집값및 전세값 폭등의 진원지가 서울인만큼 서울에서 가까운 위성도시들이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고 위성도시중에서도 이 도시는 중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 주택공급계획 >>
부천시는 올해부터 오는 92년까지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중동지구 164만평의 전답을 개발, 인구 17만명을 수용할수 있는 신시가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신시가지 164만평의 33.5%인 54만9,000평이 주거지로 조성돼 임대아파트
1만6,490가구, 국민주택규모 아파트 1만7,570가구, 국민주택규모 이상
아파트 7,360가구, 단독 주택 1,668가구등 모두 4,2500가구가 건설될
계획이다.
또 부천시는 경기도로부터 올해 1만1,600가구, 91년 7,000가구, 92년
7,800가구등 2만4,600가구의 주택건설을 할당받았으나 집지을 땅이 없어
할당량의 50%도 안되는 1만2,000가구의 건설도 어려운 실정이다.
<< 문제점및 전망 >>
그러나 신축되는 4만여가구의 아파트는 부천시민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주지않는 한 서울에서 몰려오는 분양신청자들 때문에 부천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뿐 부천시의주택난 해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구만 20만여만명 더 늘어 가뜩이나 면적이 좁아 숨통이 막히는
부천시의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만 커지고 있다.
특히 이도시는 인구에 비해 면적이 너무 좁아 공원등 시민의 휴식공간이
전무한 실정이고 도로율도 10년동안 11.8%에서 제자리걸음만 해 교통
체증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고 버스터니멀조차 없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부천시의 면적은 52.16평방킬로미터로 이 도시보다 인구가 적은 수원시
105.54평방킬로미터의 절반정도, 성남시 141.79평방킬로미터의 36.8%에
불과해 더이상 집 지을 땅이 없는데도 무주택서민들의 유입은 줄지않고
늘어만 가고있는 것이다.
박형식 부천시 도시국장은 "부천은 면적이 다른 도시의 절반도 안돼
이미 택지가 바닥나 더 이상의 주택건설이 어려운데도 서울의 무주택
서민들이 계속 몰려오고 있어 이지역은 주택난이 더욱 악화될 것 같다"며
"부천의 주택난은 서울의 주택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대안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떻든 부천시는 위성도시들 가운데서도 서울인구의 유입이 가장 많아
서울의 주택난이 해결되지 않는한 앞으로도 계속 서울과 똑같은 열병을
앓을 것이며 서울의 주택난이 해결되는 날이 바로 이곳의 주택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는 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