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는 27일 증권시세의 계속된 내림세에 흥분한
한국의 소액투자가들이 증권회사에 몰려와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정부도 인플레를 우려해 더이상 증시부양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이상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대만의 증권
투자열기도 함께 소개한 이 신문은 "분노한 한국의 소액투자가들이 증권
회사를 두드려 부수고 있는 동안 대만인들은 정상적인 임무조차 내팽개친채
증권투자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지난 수년동안은 서울의 증권시장이 아시아에서 가장 활기를
띠었으나 한국의 경제성장과 수출증가가 둔화되면서 89년말 한때 1,000을
육박했던 주가지수가 폭락세를 거듭, 현재 720대선을 맴돌고 있으며 정부도
인플레 악화의 우려때문에 더이상 자금지원 같은 증시부양책을 쓰지 못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돈이 많은 큰손이나 기관투자가들은 미리 낌새를 채고
작년부터 재빨리 돈을 빼내 부동산부분에 투자했다는 어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제 주식을 팔수도 없게된 소액투자가들은 "마치 급진적인
학생들처럼" 주먹을 흔들며 정부의 증시부양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반면 대만의 경우 매일같이 뉴욕증시보다 많은 건수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파산된 회사의 주식마저 활발히 팔리는등 증권시장이 투자대신
도박장으로 변모했다고 말하고 하루이상 팔지 않고 갖고 있는 사람은 벌써
장기투자가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대만사람들은 증권과 부동산에 미친 나머지 일상적인 업무에
흥미를 잃었으며 돈이란 쉽게 벌리고 쉽게 나가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하면서 정부는 대만 전체를 카지노로 변모시킨 광란의 투자열기가
이 나라의 경제및 사회 구조까지 위협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