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운수노조연맹(ITF)이 국적선사들의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BBC)을
편의치적으로 간주, 강력한 제재조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해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운수노동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편의치적선(FOC)
배제운동을 강력히 전개하고 있는 ITF는 최근들어 국내 해운회사들의
국취부나용선을 일반 편의치적선과 동일하게 간주, ITF가 규정한 임금과 적정
인원의 승선요건을 갖추지 않을 경우 선박압류와 임금차액 압수조치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 ITF규정 위반시 강력한 제재조치 ***
이를위해 ITF는 최근들어 선주들이 편의치적선에 대해 선원들의 임금을
적정수준에서 지급하고 있는지 여부와 적정 인원을 승선시키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 조사결과 ITF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ITF는 당초 지난 86년 한국의 국취부나용선에 대해 일반 국적선과 동일하게
처우했으나 최근들어 한국측이 자동화선을 투입, ITF가 규정한 22명의 선원을
탑승시키지 않고 이보다 훨씬 적은 16-18명을 승선시키자 이같이 국취부
나용선을 일반 편의치적선으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또 한국의 국취부나용선은 선박에 계양하는 국기를 태극기가 아닌 파나마
및 라이베리아등 제3국 국기를 달고 운항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인을 한국측
해운회사로 볼수 없다는 것이 ITF측의 주장이다.
ITF측이 이같은 제재조치를 강행할 경우 ITF의 강력한 영향권안에 있는
구주지역과 호주지역에 운항하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이들 지역의 운항에
차질이 우려된다.
또한 선원의 인건비를 선진국 해운회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해야 하며
선원들의 정원을 현재보다 4-6명으로 늘려야 해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의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은 선박승선 인원을 22명으로 규정한 것은 80년대
초반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그동안 선박건조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선박이
등장했기 때문에 22명의 정원규정은 근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 한국측 단지 외국국기를 단다는 이유로 편의치적선 간주는 부당주장 ***
또한 한국측의 국취부나용선은 후진국의 선원을 고용할 목적으로 건조된
것이 아니라 선가상환 완료시까지 타국에 적을 두고 있으나 한국의 제반 해운
관련법을 적용받은 실질적인 한국선박이라고 강조하고 따라서 단지 외국
국기를 단다는 이유로 ITF로부터 편의치적선으로 간주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이 ITF측이 우리나라 해운회사들의 국취부나용선을 일반 편의치적선으로
간주해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움직임을 보이자 선주협회는 금명간 업계의
의사를 반영, 협조문을 ITF 가입단체인 전국선원노조연맹측에 보낼 방침이다.
선원노조연맹은 오는 5월29일부터 6월2일까지 런던에서 열리는 ITF 공정실
행위원회에 참석, 국적선사들의 실정을 설명해 국취부나용선을 일반 국적선과
동일하게 처우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나 ITF측이 이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