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과도한 채권발행이 중/장기적으로 통화팽창과 물가불안을
가속화시킨다는 이유로 토지개발공사가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개발채권의 발행을 일체 허가하지 않아 결국 토개공이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 정부, 기업부동산보유 오히려 촉진 ***
정부는 또 지난 82년만해도 토개공이 비업무용 토지 매입용 토지개발채권
을 2,500억원어치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승인해 주었으나 83년이후에는 발행
허가한도를 대폭 축소하기 시작, 88년에는 150억원으로 줄이는등 정부가
비업무용 토지의 매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기업의 부동산보유를
오히려 촉진하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8일 건설부 및 토개공에 따르면 정부는 토개공이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
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개발채권의 발행액을 지난 80년 500억원, 81년 2,000
억원, 82년 2,500억원어치까지 승인했었다.
정부는 그러나 발행허가액을 83년부터 대폭 낮추기 시작, 이 해에는 600
억원, 84년에는 500억원으로 줄인데 이어 85년부터 87년까지의 3년간은
매년 300억원씩으로 축소했고 88년에는 150억원어치로 크게 줄였다.
이는 80년대의 10년기간중 전국 땅값이 평균 276%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
하면 토개공이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은 실질적으로
훨씬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재무부의 반대로 토개공 작년 채권발행 전무 ***
토개공은 지난해에도 비업무용 토지를 사들이기 위해 200억원어치의 토지
개발채권 발행을 요청했으나 건설부가 재무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
에서 재무부측이 채권의 남발로 통화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물가를 자극한다
는 이유로 반대, 토개공은 지난해 채권을 전혀 발행하지 못해 비업무용
토지를 단 1건도 사들이지 못했다.
토개공은 올해에도 비업무용 토지매입을 위해 오래전부터 300억원의 토지
개발채권 발행허가를 신청해 놓고 건설부의 승인을 받았으나 아직 재무부측
에서 승인을 미루고 있는데 이같은 상황아래 정부가 토지개발채권을 발행해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하겠다고 "5.8대책"을 통해 느닷없이 발표하는 바람에
건설부와 토개공의 실무자들은 정책의 일관성 결여에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
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비업무용 토지의 매매는 주거래은행이 기업보유 토지를 비
업무용 토지로 판정한두 토개공에 매입을 의뢰, 토개공이 토지개발채권을
발행/매입하게 되는데 건설부는 채권발행 승인에 앞서 사실상의 채권발행
승인부서인 재무부와 반드시 협의를 하게 되어 있다.
*** 기업과 주거래은행도 비업무용 토지처분 소극적태도 ***
토개공의 연도별 비업무용 토지매입실적 자료에 따르면 80년부터 89년
까지의 10년동안 정부가 토지개발채권의 발행을 승인한 액수는 총 7,150억원
이며 실제로 토개공이 토지채권을 발행, 비업무용 토지를 사들인 것은 발행
승인액수의 46.2%에 불과한 3,300억원어치로 기업이나 주거래은행도 사실상
비업무용 토지의 처분에 소극적 태도를 나타냈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한편 정부가 토지채권을 발행, 재벌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토록
한 것과 관련, 토개공이 8일 현재 토지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한도는 약
13조9,0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