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첫 전국규모 시위에 잔뜩 긴장한 일선 경찰서와는 대조적으로
전국 상황을 신속/정확히 파악해야 할 치안본부가 종합상황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우왕좌왕, 근무자세가 안일하다는 빈측을 샀다.
치안본부는 이날 서울과 지방의 대학별 집회가 모두 끝난 하오 5시까지도
"현황보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집회가 열린 대학수와 참가인원에
대해 전혀 밝히지 않다가 보도진의 성화에 못이겨 "50개대학 5,000여명"
이라고 급조된 수치를 내놓은후 30분도 안돼 다시 "95개대 4만2,000여명"
이라는 수정된 자료를 배포.
기자들이 치안본부측의 무성의를 탓하자 한 경찰간부는 "시국치안때문에
민생치안 부재라는 원망을 든는 터에 집회자료까지 제때에 내지 못해
미안하다"며 "시위가 찾았던 87년 당시에는 이렇지 않았는데..."라고
알쏭달쏭한 혼잣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