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양대 전자메이커인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프랑스의 톰슨이 고화질
TV(HDTV) 공동개발에 착수, 일본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섰다.
필립스와 톰슨은 최근 2천년 시판을 목표로 금년부터 95년까지 약 2백억
프랑(약 2조5천억원)의 개발비를 공동 투입키로 결정, HDTV 개발의 선두주자
일본의 대유럽진출기도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 2천년대 1천억달러시장의 HDTV시장 치열한 각축 ***
2천년대의 신TV로 불리는 HDTV의 개발은 유럽전자업계의 최대과제로 부각
되고 있는데 유럽은 그동안 EC공동기술연구기관인 유레카등을 통해 HDTV
개발에 노력해 왔으나 개발속도와 범위에서 일본과 미국 등에 뒤져 새로운
대책이 요구돼 왔다.
양사의 HDTV 개발 구상은 필립스사가 1백10억프랑, 톰슨이 90억프랑을
각각 투입 현재 극장상영영화와 맞먹는 1천2백50주사선의 고화질TV를 개발
한다는 것인데 기존 브라운관과는 다른 평면액정브라운관의 개발이 핵심과제
로 돼있다.
다국적 전자종합메이커인 필립스는 최근 경영부진과 관련 사장을 전격
교체한 직후 톰슨과 공동개발협정을 체결, HDTV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는데
프랑스 국영 톰슨도 주력부분인 군수부문이 쇠퇴함에 따라 2천년대 1천억
달러 시장의 HDTV 개발에 사운을 걸고 있다.
*** 미국, 유럽은 일본과 다른 기술 규격 채택 ***
로제 파루 프랑스공업장관은 15일 필립스-톰슨 개발협정체결을 발표하는
가운데 "일본을 따라 잡으려면 앞으로 4-5년의 시간밖에 없다"고 전제하면서
프랑스는 정부차원에서 HDTV의 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HDTV 개발을 둘러싼 국제경쟁은 현재 전례없이 가열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선두주자 일본의 자국시장 침투를 막기위해 각기 다른
기술규격을 채택하는등 시장고수에 진력하고 있는데 필립스-톰슨 양사의 개발
협정체결은 특히 HDTV의 국제기술통일을 결정하기 위한 국제무선통신협의
위원회(CCIR)회의(5월21-6월1일.서독 뒤셀도르프)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발표된 점에서 주목을 모으고 있다.
지난 60년대와 소니-도시바에 의한 개발과 뒤이은 NHK 방송의 실용화로
HDTV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은 지난 86년 유고 CCIR 회의에서
자신들의 기술규격인 MUSE 방식을 국제규격화할 것을 제의했으나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유럽은 제1차 유레카연구계획(86-90년)에 따라 기존 SECAM,
PAL 방식과 혼용할 수 있는 "D2 MAC"라는 고유규격을 설정해 놓고 있으며
이어 35억프랑을 투입, 유레카 2차개발계획(90-92년)을 시작할 예정으로
있다.
*** 서독과의 기술규격합의가 최대현안 ***
필립스와 톰슨은 유레카의 측면지원하에 평면브라운관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편으로 서독측과의 기술규격 합의가 최대 현안으로 등장
하고 있다.
프랑스등은 유레카개발계획에 따른 유럽의 D2 MAC방식 채택에도 불구하고
서독이 "PAL PLUS"라는 독자방식 개발을 고집하고 있는데 반발, 서독측의
결단을 촉구해 왔는데 콜 서독총리가 최근 프랑스-서독 정상회담에서 "서독
은 D2 MAC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한편으로 "PAL" 방식 개발
을 포기하지 않아 규격통일 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서독이 고집하는 "PAL"은 곧 통합될 동독을 비롯한 상당수 동구국들이 채택
할 것으로 예상돼 프랑스등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자관련 관계자들은 오는 2000년-2010년 사이 총 7억6천만대의 HDTV(1천
억달러상당)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바야흐로 대전자메이커들의
시장선점을 위한 각축이 본격화되고 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