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계 제3차회의가 한국측의 사치성소비제품의 수입자제움직임에 대한
공방없이 끝났다.
이 회의에 앞서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사치성
소비제품수입에 제동을 건다면 새무역분쟁의 불씨를 만드는 일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했고, 한국쪽에선 이승윤 부총리가 개막연설에서 미국이 규제남발로
두나라의 무역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맞받아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갔었다.
한국쪽에서 수입자제운동에 정부의 관여를 배제하겠다는 언질을 주고,
미측에서도 더이상 심각하게 거론하지 않아 예상했던것 보다는 조용히
끝난것이다.
이 회의는 더나아가 소련진출에 공동참여방안등이 모색되는등
각론적인것 이외에 우리에게 미국시장을 다시 한번 생산해 볼수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아야 할것 같다.
우리는 요즘 소련과의 경협이다, 동극에의 진출이다하는 북방열풍에
휩싸여 미국이라는 시장을 까맣게 잊어가고 있는듯도 하고 경시하고
있는듯도 하다.
같은기간 무역흑자도 겨우 3억8천만달러밖에 되지않고 그나마 5월
들어서는 적자로 반전, 대미무역수지가 10년만에 적자로 돌아설 위기에
놓여있다.
불과 2년전 슈퍼301조가 발동될때엔 그렇게도 떠들썩하게 교섭을 벌이던
한국기업에게 미국시장은 이젠 관심밖으로 밀려나는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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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미국시장이 이렇게 경시되어도 좋은가고 따져들면 누구도
그렇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첫째 미국은 아직도 우리에겐 제일 큰 수출시장이다. 작년에 우리의
전체수출(6백24억달러)중 30%(2백6억달러)가 미국으로 나갔다.
일본의 20%, EC의 12%보다 훨씬 크다. 일본 동남아시아를 다묶은것
보다 크다. 물론 38.7%에 이르던 87년보다는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둘째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등 신개발상품의 시험시장 역할도 했다.
미국은 그나라 상품뿐 아니라 일본 대만등 세계각국상품들이 모여
자유로운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세째 아직도 기술이 가장많이 개발되는 곳이다. 미국의 정부및
각기업연구실에서 소비하는 R&D(연구개발) 비용은 1천2백여억달러로
일본의 2.5배, 소련의 3배나된다.
기술도 독창적인것이 많고 기초과학도 어느나라보다도 훨씬 견실하다.
넷째는 무역규제역시 EC 일본등 다른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미국은 모든 법절차가 민주적 이어서 법규가 명료하다. 법규정대로만
하면 편하다.
그에 비해 일본은 법은 있어도 규정자체가 분명치 않아 보이지않는
규제를 일삼고있다.
업체끼리 담합을 하거나, 전략상품에는 의도적인 저가로 외국상품의
진출을 막는다.
EC는 통합을 앞두고 시시콜콜한 것까지 규제한다. 미국은 무역적자가
1천억달러를 넘으면서도 명쾌하지 않는 규제는 삼가고 있다.
이런 시장에 우리가 수출이 부진하고 규제가 심하다고 해서 등을
돌리고 돌아서는것은 어리석하다고 본다.
우리도 짜증보다는 기술개발에 더힘써 그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미국은 어느나라에나 매력있는 수출시장으로 오래 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