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중 국내기업들은 수출부진 속에서도 내수증대로 지난해 동기
보다 업종별로 20-30%가량의 매출신장을 이뤄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자업계의 경우 미국 및 EC와의 통상마찰과 가격경쟁력상실
등으로 가 전제품의 수출이 부진, 전체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반적으로 떨어졌으 며 일부 기업은 수출 보다 내수매출이 더 많아지는
현상마저 발생했다.
또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 등은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공급과잉과
수출가격 하락을 초래, 출혈수출을 감수하고 있으며 일부업체는 출혈수출을
이기지 못해 아예 수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23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자부문은 삼성, 금성, 대우 등 전자3사를
중심으로 전 체매출이 업체별로 전년동기대비 20-30% 수준의 신장을
기록했으며 몇년전만 해도 전체매출의 70-80%를 차지하던 수출비중이
50-60% 정도로 떨어지거나 오히려 내수 보다 작아지는 역전현상까지
나타났다.
금성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1조2천2백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1조 5천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의 신장률을 기록했고
대우전자도 올 상반기 7천8백 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4%의
매출신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수출주력시장인 미국과 EC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해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매출액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65%에서 올해는 62%로 3%포인트 낮아졌으며 금성사는 수출
7천억원, 내수 8천억으로 사상 처음 내수가 수출을 앞지르는 현상을
보였다.
자동차업계도 올 상반기 모두 59만9천2백16대의 자동차를 판매,
4조1천6백5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보다 판매대수로 15.8%,
매출액기준으로 2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은 14만6천5백76대로 전년동기 보다 25.8%가 감소해
내수비중이 상 대적으로 훨씬 커졌다.
자동차업계는 수출부진 속에서도 이같은 내수급증과 지난해 보다
비교적 안정된 노사관계에 힘입어 상당한 수익을 올려 현대, 기아, 대우,
쌍용, 아시아 등 완성차 5사의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7.9%나 증가한
3백63억원에 달했다.
섬유업계도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업체별로 줄거나 다소
늘었으나 내 수실적은 한결같이 크게 증가, 상당한 재미를 보았다.
제일모직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매출액은 1천8백60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천1백9 0억원보다 무려 56%나 늘어났는데 수출이 전체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9%에서 올 상반기에 26%로 3%포인트 떨어진 반면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1%에서 올해는 74%로 높아져 수출보다는
내수의 신장이 두드러졌다.
같은 섬유업체인 선경인더스트리의 경우는 올 상반기 전체매출이
1천6백42억원 으로 약간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내수는 8%가량 증가했으나
수출은 2.6% 감소했다.
이같은 전자, 자동차, 섬유 등 주요 제조업종과는 달리 소재산업인 철강과
석유 화학업계는 출혈수출과 수출중단 등의 몸살을 앓았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유화공장의 신증설로 합성수지류를 중심으로
올들어 공급 과잉이 발생, 고전하고 있다.
유화제품의 올 상반기 생산은 전년동기보다 26%나 늘어났으나 국내수요
증가율은 14%에 머물러 유화업체들은 나머지물량을 수출로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90% 가까이 늘어나는 실적을
올렸지만 국제 가격의 하락으로 한남화학, 제일모직, 럭키, 동부화학 등
국내 PS(폴리스티렌)생산 업체들은 적정수출가격인 t당 1천2백달러 보다
2백달러이상 싼 t당 9백50-1천달러에 덤핑수출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철강업계도 건설, 전자, 자동차 등 국내 철강수요산업의 회복으로
내수에서는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나 엔저현상과 수출가격하락으로 수출
주력시장인 일본, 미국, 동남아등지에의 수출채산성이 극도로 악화, 수출
물량을 축소조정하고 있으며 동부제강의 경우 3.4분기 대일냉연강판수출을
중단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