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2일로 예정된 동.서독 합동총선
방식을 둘러싼 논쟁으로 동독 정계가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집권
기민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자유당과 사회민주당은 23일 연정
탈퇴 의사를 발표, 연정 붕괴 가능 성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자유당과 사민당은 이날 드 메지에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드
메지에르 총리 가 이끄는 기민당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지 못함에 따라
각당 소속 의원들에게 연정 을 탈퇴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히고 두 당은
24일중 각각 회의를 열어 투표로 탈퇴여 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두 당은 이어 현 위기의 타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드 메지에르 총리
등 연정 지도자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볼프강 티에르제 사민당 의장은 "드 메지에르 총리의 독단에 굴복할 수
없다"고 그의 비타협적인 자세를 비난하고 연정이 붕괴할 경우 그 책임은
드 메지에르 총리 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가 제시한 타협안으로 일시적인 휴전상태가 되기는 했지만
연정은 다 만 며칠간의 말미를 얻은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독 사민당의 한스 요헨 포겔 당수도 드 메지에르 총리의
편협성을 비난 하면서 콜총리에게 이 문제에 개입, 동독 기민당과
구공산당의 동맹체제를 종식시키 도록 촉구했다.
좌파 사민당과 자유당은 앞서 21일 선통일 후선거안에 의회가 합의하지
않을 경 우 연정을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의회가 22일 동.서독
의원들로 구서왼 합동 위원회를 이달 안에 개최,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뒤 이를 철회했다.
동독정부내의 이같은 논쟁은 표면적으로는 총선 방식을 둘러싼
것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통일정부에서 누가 보다 큰 권력을 장악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즉 합동총선에서 각정당은 최소한 5%의 표를 얻어야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동. 서 합의에 따라 총선이 통일 후에 실시될 경우 구공산당인
민주사회당과 기민당의 또 다른 연정 파트너인 독일사회연맹(DSU)의
의회진출이 봉쇄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선거문제에서 민주사회당과
비공식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집권 기민당은 선 선거 후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동.서독 정부는 모두 12월2일 합동총선을 희망하고 있으나 동독
사민당과 자유 당은 드 메지에르 총리가 선선거 후통일로 좌파정당에 대한
지지표를 분산, DSU내 우파와 공산당의 의석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편 헬무트 콜 서독 총리는 25일 드 메지에르 총리와 만나 총선방식에
관한 논 쟁으로 야기된 동독 정부의 위기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서독 정부
대변인이 23일 말했다.
이 대변인은 동.서독 지도자가 오스트리아의 호반휴양지
상크트길겐에서 회동, 통일절차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