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당국이 거의 그 전례가 없었던 고위급회담인 총리회담을 내달에
갖기로 합의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이 회담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지만 종래의 남북한간 교섭을 상기할때 과연 이번 남북한
총리회담이 한반도의 통일을 약속하는 어떤 획기적인 행사가 될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이라고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1일 논평했다.
** 북한의 총리회담 수락을 위장전술...무산가능성 높아 **
저널지는 이날 하나로 통일된 한국? 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논평하고 김일성이 남북한 총리회담을 수락한 배경을 그가 종래
흔히 써온 위장전술로 진단하면서 남북한 양측이 원칙적으로 오는 15일
판문점 자유의 마을에서 8.15 경축 을 위한 공동집회를 갖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측이 이런 저런 요구.억지.비난을 늘어 놓아 결국엔 그같은 합의를
깨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이 신문은 "문명세계가 납득할만한 남북한간의 통일논의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북한 공산체제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러나
이제까지의 북한측 구상엔 그런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 남북한 자유왕래 제안은 남한의 자신감의 발로 **
저널지는 남북한 양측이 최근 제시해온 남북교류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비교, 남한쪽의 제안이 훨씬 대담하고 합리적임을 강조하면서 특히
노태우 대통령이 8.15 를 앞두고 밝힌 남북한 자유왕래제안은 "남한측의
확고한 자신감을 피력한 제안"으 로 평가했다.
이 신문은 85년 이래 남한은 자유로운 대통령.국회의원선거를 실시하고
올림픽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상당한 경제력을 가진 아시아국가로 부상한
반면 북한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밑에서 오랫동안 빈곤과 국제적
고립이라는 수렁을 헤매고 있다고 비교하면서 "이같은 남북한간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욕 타임스지도 이날 북한이 베를린장벽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남한의 북한 침공 방어용 장벽 소재지인 정현리발로 최근 몇개월 동안
남북한 쌍방이 이 장벽을 둘러싸고 벌여온 공방전을 소개하고 남한이
북한측의 탱크공격을 막기위해 세운 방벽을 북한측이 물고 늘어져
남북한간의 진지한 대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