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21일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과 전세계적인 재앙에 직면하는 것 가운데 양자택일을 하라고 촉구
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바드다드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된 이
공개서한에 서 사우디 아라비아 북부 국경선에 집결한 이라크군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군의 충돌은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백악관 당국이 자신의 평화안을 일축함으로써 판단력이
부족함을 나타냈다고 비난하고 부시 대통령이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이라크 억류 서방인은 단지 손님일뿐" 강조 ***
후세인 대통령은 또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미국인과 서방인들을
억류하고 있는 것은 "보복행위"가 아니라 이라크의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는 2차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일본계 미국인들을
억류한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르단을 방문중인 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 외무장관도 이날 한
기자회견에 서 미국측에 대해 "자리를 같이해 우리 대통령의 제의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자"면 서 "그들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면 우리도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있는 서방인들은 인질이 아니다.부시
대통령이 이들의 상태를 인질이라고 표현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이들은
단지 이번 사태의 평화적 인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이라크의 손님들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전격 발표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아랍세계는 자신들의 문제 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무기력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아랍세계를 폐허 와 어둠으로 몰아넣을 파괴적인
전쟁을 일으키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사우디의 파드 국왕도 20일 무바라크 대통령과 유사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정치지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가 미군이
배치된 사우디 아라비아 접경지역으로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페르시아만의 위기는 화학전으로 비화될 위험이
점점 높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권위있는 방위전문 주간지 "제인 디펜스 위클리"의 편집인 헨리
도드씨는 사우디 소식통들을 인용, 이라크가 35대의 스커드-B 미사일
발사대와 함께 소련 제 스커드 미사일 또는 자체 개량한 미사일 8백기를
이곳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한 것으로 전했다.
*** 이라크, 사우디 국경지역으로 스커드 미사일 배치 ***
5백KM의 사정거리를 갖고 있는 스커드 미사일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핵공격에 대한 억제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원화학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쿠웨이트에 배치될 경우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까지 사정거리에 두게 된다.
이라크의 이같은 움직임에 맞서 미국은 이라크가 점령한 쿠웨이트
지역을 공격 하는데 있어 유리한 입장을 장악하기 위해 사막에 배치된
미군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고 이집트는 이미 사우디에 파병된 5천여명의
이집트군 병력과 아랍국가의 병력을 지원하기 위해 전차와 야포,미사일등을
파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 파견돼 있는 미군장교들은 이곳의 미군 전력이 필요할 경우
쿠웨이트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공격부대로 증강배치되는등
"상당한 수준"으로 강화 되고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체니 미국방장관은 이날 4일간에 걸친 페르시아만 지역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정부는 사우디에 F-15전투기와
탱크,미사일,화학전 장비등을 추 가로 제공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징병제를 실시치 않고 있는 사우디에서도 국가와 회교성지를 방어하기
위해 민병대나 군에 지원해달라는 파드 국왕의 촉구에 따라 수천여명의
청년들이 여러 도시와 촌락에서 자진해서 징집에 응하고 있는 것으로
사우디 관리들은 밝혔다.
아랍권의 시리아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있는 아랍연합군에 참여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고 유럽의 스페인은 이라크 선적의
유조선이 카나리아 제도에 나이지리아산 원유를 선적하는 것을
금지,유엔의 제재조치를 직접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사우디의 항구에 입항을 거부당한 바 있던 알 파오호와 알
카디시야호등 2척의 이라크 유조선이 예멘의 아덴 항구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이라크는 이날중에도 프랑스가 유엔의 제재호치에 동참할 경우 프랑스
국민들을 미국인과 영국의 인질 처럼 취급할 것이라고 위협하는가하면
영국인들에 대한 연행 을 계속해 지금까지 적어도 1백20명의 영국인을
억류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는 이러한 사태와 관련해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 은 이라크에 의해 억류된 자국민들의 석방을 위해 결코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영국은 쿠웨이트 주재 대사관을
개방해 두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